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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간, 웅이'에 해당되는 글 25

  1. 2014.07.22 관계
  2. 2014.07.22 수도 말썽
  3. 2014.07.07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4. 2014.05.27 5월 27일
  5. 2014.05.07 연휴
  6. 2014.05.02 5월 1일 1
  7. 2014.04.17 먹고 살기 위함
  8. 2014.04.14 놀러와
  9. 2014.04.11 초면에 실례합니다
  10. 2014.04.10 일상, 틈
2014. 7. 22. 22:51

관계 반려인간, 웅이2014. 7. 22. 22:51

관계 속에서 나는 늘 서투른 사람이다.

잘못하는 일은 더 하기 싫어지기 마련이니 관계를 피한다.

우연히 만들어진 관계들에 어찌어찌 적응하면 쉽게 안주한다.

우연히 만들어진 관계들에 싫증을 느끼면 쉽게 버린다.


안경을 잃어버린 것처럼 적당한 거리감을 잴 수가 없다.


외로움을 많이 탔었던 것도 같은데 지금은 모르겠다.

심심함과 외로움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고 나 자신을 속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혼자 있는 게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당신을 만난 게 기쁘지만

어찌할 바 몰라 불편하기도 하다.


미숙함을 들킬 때마다 관계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진다.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고 힘을 내 봐도 쉬이 지치고 제자리로 돌아와 쓰러진다.


노력해서 될 일일까?

훈련으로 바뀌는 일일까?


어쩌면 '우리'라고 표현하는 '관계'를 위해서는 '너'도 중요하지만 

우선 '나'를 먼저 찾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관계'

라고 쓰고 뒤죽박죽 횡설수설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모르겠기 때문이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다.


어렵다. 나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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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2014. 7. 22. 01:57

수도 말썽 반려인간, 웅이2014. 7. 22. 01:57

수도는 물을 실어 나르는 시스템이다.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고 변기 물을 내리면 물이 내려가고 새 물이 차오른다. 보일러를 거친 수돗물은 온수가 되어 쏟아진다. 사는 지역에 큰 공사가 있거나 아파트 물탱크 청소하는 날이 아니라면 물은 나온다.


물은 잘 나왔었다. 내가 아파트 생활을 할 때까지는.


지금은 수도시설이 없는 외진 곳에 살고 있다. 펌프로 지하수를 끌어 올려 사용한다. 역시 물은 틀면 나온다. 온수도 나오고 변기 물도 나온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가뭄'은 신문에서나 보던 단어다. '타들어가는 농심' 따위의 진부한 타이틀과 함께 급수차가 논을 배경으로 물을 뿌리고 있는 사진이 늘 함께한다. 건너 건너 불 구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문제다. 올해 전국이 가뭄이다. 원주를 포함한 중부내륙은 가장 심한 가뭄지수를 보이고 있다.


보일러 온수가 역류한다. 역류한 물이 펌프로 밀고 들어가 펌프가 물을 끌어 올리는 걸 방해한다. 어쩔줄 몰라하는 펌프는 물도 못 뿜어내면서 혼자 돌며 내 전기세를 탕진한다. 펌프를 제정신 차리게 하려면 마당을 나가 무거운 쇠뚜껑을 열고 이런저런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딘가 누수가 있다. 알 수 없는 어딘가에서 물이 새고 있다는 소리다. 누수탐지기는 물 새는 소리를 탐지하는 청진기 비슷한 원리인 것 같다. 이런 산속의 집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사방 천지에 별의별 소리가 드글거리니 물 새는 소리는 파묻혀 버리고 만다.


지하수 펌프도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다른 곳에 너무 문제가 많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집에 물이 나온다는 건, 아주 단순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아직 문제는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 '체크 밸브'니 '강압변'이니 '압력 스위치'니 따위의 아는 부품 이름만 늘어났다. 무엇보다 문제는 문제가 생기면 어디에 전화해야 할지 모르는 문제다. 산골 외딴 집을 위한 관리사무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복잡한 문제를 넘고 나면 아마 다른 문제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주택에서 산다는 건 그런 것 같다. 좋은 점도 많고 불편한 점도 많고. 다행히 아직까지는 불편한 점들이 공부가 된다. 괴로움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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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7. 18:07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반려인간, 웅이2014. 7. 7. 18:07

뜨거운 밥에 디었던 건지 어쩐건지... 입 천장이 헐었고 뭘 먹을 때 마다 꽤 고통스럽다.

안 먹고 살 순 없으니 뭘 먹을 때 마다 괴롭다.


화장실이 막혔다. 제대로 막혔다. 화장실이 두 개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무슨 짓을 해도 뚫리지 않는다. 결국 사람을 불러야 할 것 같다.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는다. 지하수를 사용하는 곳이라 문제가 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심한 가뭄 때문인 것 같다만 다른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지하수 펌프 부품이 노후돼서 이것저것 교체한 게 얼마 전인데....

다행히 아침에는 물이 나왔는데 펌프 돌아가는 꼴을 보니 오락가락 할 것 같다.

가뭄이 원인이라면 아마 한참 고생해야 할 듯 하다.

게다가 가뭄이 해결되고 나면 누수도 확인해야 할 판이다.

물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가뭄이란 게 내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말벌집이 두 개 생겼다. 하나는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도 닿기 힘든 매우 높은 곳이고 다른 하나는 빈번하게 오고가야 하는 길목에 있다. 이미 녀석들이 열심히 개체수를 늘려 야매 말벌집 제거 전문가(?)가 와도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 같다.


작은 골칫거리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니 일상이 피곤하다. 따로 놓고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 도 있지만 다 같이 몰려오니 피곤하고 짜증이 솟구친다.


어쩌면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아슬아슬한 수위까지 올라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상의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에너지가 엉뚱한 곳에서 고갈된 탓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짜잘한 골칫거리들은 뭉치니 내가 죽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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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27. 23:17

5월 27일 반려인간, 웅이2014. 5. 27. 23:17

한계가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동정심인지 아닌지 매순간 고민하고 고민한다.

때로는 동정심이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내가 무너지면 안된다. 이기적인 인간으로서든 균형을 잡기위한 노력으로서든, 내가 무너지면 아무 것도 할 게 없다, 더이상.

하지만, 감정은 때로 겁잡을 수 없이 날 흔든다. 구토처럼 올라오는 울음은 냉정할 수 없는 철부지를 끄집어낸다.


조금씩 나를 바꿔나가는 것이, 서서히 주변을 바꿔나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싸움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그때가 오든 오지 않든 긴 호흡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존재들이 있다. 그때가 언제든 도달할 수 없는 촉박한 시간에 쫓기는 존재들이 있다.

그 존재들이 더 없이 슬프다.




앞으론 어느 누구에게도 '당신이 먼저 살아야 합니다'라고 말하지 않겠다.

하루에도 수십번, 그 말을 스스로에게 내뱉으며 울음을 삼켰을 사람들에게, 삼키다 삼키다 어쩔 수 없어 한 번 그 울음 내뱉은 사람들에게,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


옳은 말일지언정, 그 기분이 얼마나 더러울지 알겠다.




자기과시적인 울음과 분노가 뒤섞여 마음이 뒤숭숭했다.

집에 와서 아이들을 쓰다듬었다. 평소보다 오래, 누구하나 섭섭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그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커피를 볶았다. 이번엔 조금 잘못 볶은 것 같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달래줄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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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7. 19:37

연휴 반려인간, 웅이2014. 5. 7. 19:37

친구들이 놀러왔다.

집들이를 했지만 내가 대접하지는 못했다.

미안했다. 맛있는 걸 만드는 법을 연습해야겠다.


앞과 뒤 텃밭이 얼추 모양을 잡아간다.

텃밭 욕심이 많은 친구가 있으니 좋다.

육체노동이 힘들지만 기분 좋은 피곤함이다.

그래도 중간중간 쉬어주는 건 있지 않아야 한다.


연휴 중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오랜만에 낮잠도 잤다.

할 일이 없이 늘어져 있는 건 최고의 휴식이었다.

하지만, 이제 늘어져 있는 게 그리 좋지만은 않더라.


친구가 놀러왔다.

친구가 심은 바질, 봉선화, 그린빈이 잘 자랐으면 좋겠다.


적당히 풍족한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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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2. 00:16

5월 1일 반려인간, 웅이2014. 5. 2. 00:16

중고 세탁기와 냉장고가 배달왔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거 없는 KT에서 인터넷 설치하러 온다더니 착오였다며 돌아갔다.

전자렌지와 밥통 수납장을 고쳤다.

새로 산 압력밥솥을 청소했다.

장판을 깔았다.

그리고…

몽이의 딸들 중 하나인 쿠쿠가 돌아왔다.

그 흔해빠진 이유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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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17. 09:53

먹고 살기 위함 반려인간, 웅이2014. 4. 17. 09:53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
'먹고 산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든 '먹고 산다'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작든 크든 수많은 잘못을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어서'라는 이유로 저지른다. 길에서, 집에서, 일터에서 그 수많은 잘못들을 목격하고 또는 저지른다.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본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짓의 기준이 점점 내려가고 있으며 널리 퍼져 평범해진다'라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

'먹고 살기 위해'
'내가 먹고 살기 위해'

타인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하게 한다. 그 와중에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그저 0으로 수렴하는 속도를 늦추는 정도가 전부다.

사람들의 가치는 0으로 수렴한다. 너나 나나 속도만 다를 뿐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음수로 넘어가는 사람이 속출한다.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우리는 우리를 잘게 깍아내며 죽이고 있다.
그저 순서를 기다릴 뿐, 칼날을 피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우주가 열적 죽음에 도달하는 건 자연법칙의 결과지만 인간 가치의 죽음은 타살이자 자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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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14. 14:00

놀러와 반려인간, 웅이2014. 4. 14. 14:00

지난 목요일 밤에 잠깐 얼굴을 보여줬던 노랑둥이가 이후로는 좀처럼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에 바로 작은 커피잔에 사료를 가득 담아 있던 자리에 두었는데 저녁에 보니 사료 몇 알이 바닥에 흩어져있지만 거의 줄지 않았다. 녀석이 그랬는지 알 수는 없다. 그 후로는 사료를 건든 흔적은 전혀 없다.


놀러와줬으면 좋겠는데 왜 안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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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2014. 4. 11. 11:48

초면에 실례합니다 반려인간, 웅이2014. 4. 11. 11:48

1.

부서진 벽 전원 콘센트를 새로 갈았다. 처음하는 일이라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새로 사온 콘센트의 와이어 소켓이 너무 강력한 놈이라 더 어려웠다. 하마터면 전기공사 할 뻔 했다. 원래 겁이 많고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은 성격이 일을 더 어렵고 불안하게 만든 것도 있다.


전원 콘센트를 갈고 나니 바로 옆에 뻥 뚫린 동축 케이블 단자가 거슬린다. 그래도 이건 훨씬 수월하다. 나사가 없어 잠시 당황했지만 굴러다니는 나사를 찾아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어수선하던 거실 벽이 깔끔해졌다. 기분이 다 좋다.


2.

밤에는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뭔가 넘어지는 소리. 워낙 외진 곳이라 신경이 곤두선다. 조심스레 창문을 열어 이곳저곳 살핀다. 인기척은 아닌 것 같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그 이후로는 조용했지만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침대에 누운 순간 침실 옆 창문과 맞닿은 데크에서 의자 흔들리는 소리가 두어번 난다. 분명 바람소리는 아니다. 창문을 열어 제끼고 후레쉬를 휘두른다. 한 손에는 샌드 아이언을 들고서 ㅋㅋㅋㅋ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주 어두운 곳에서는 후레쉬 불빛이 오히려 방해가 될 때가 있다. 밝음이 어둠을 증폭시켜 넓게 볼 수가 없게 만든다. 불을 끄고 조용히 기다린다. 현관문 앞에 무언가 있는 게 어렴풋이 보인다. 타겟팅을 하고 후레쉬를 켠다.


고양이다.


군데 군데 노란털이 나 있는 노랑둥이다. 잔뜩 긴장한 커다란 눈으로 날 응시한다. 이내 데크 밑으로 도망쳐 사라진다. 부랴부랴 사료를 조금 담아 데크로 나가 둘러보았지만 어디로 숨었는지 도망갔는지 이미 보이지 않는다.


저녁 무렵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할 때 몽이가 창틀에 올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뒷산을 향해 크게 울어댔다. 몽이가 녀석을 불렀는지 녀석이 나타나서 몽이가 울었는지는 알 수 없다.


3.

이사하면서 이별한 녀석들이 있다. 새도 잡고 산으로 뛰어다니던 녀석들이라 나 없이도 잘 살겠지만 자꾸 마음 한구석이 저린다. 조금도 개입하지 말고 그냥 두었어야 했던 건 아닐까, 한참 늦은 걱정과 이기적인 연민이 종종 뒤섞이지만 '쨋든 인연인데 밥이라도 좀 줄게'라고 쉬이 정리하곤 한다. 여기서도 아마 그럴거다.


녀석과 나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몇해 넘지 못할 힘겨운 겨울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줄 수 있을까?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너무 가까이 오지도 말고, 적당한 거리에서 배나 좀 채우고 목이나 좀 축이러 들러.

겨울에는 바람이라도 막아줄게 쉬었다 가고. 너만 괜찮다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으니까. 간섭하지는 않을게. 친구들이나 가족들 있으면 같이 와도 좋아. 너무 떼거리로 몰려오지는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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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2014. 4. 10. 10:36

일상, 틈 반려인간, 웅이2014. 4. 10. 10:36

점심은 뭐 먹었어요? 맛있었어요?

잠을 좀 설쳤나보네요.

살 좀 쪄도 돼요.

마당에 매화가 금세 지네요.

말벌이 집을 지어서 걱정이에요.

어제 이쁜 식탁보 봤다더니 샀나요?

당구 재밌어요?

주말에는 푹 좀 쉬겠네요.

그 책 재밌어요? 어떤 내용이에요?

어제 콘센트 가느라고 낑낑거렸어요.

회사에서 그 얼간이가 또 헛소리를 했는데, 들으면 웃을 거예요.

봄이 너무 짧아요. 봄이 아니라 여름반 겨울반이 되버렸어요.



일상04(日常)[-쌍]
명사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별 일 없이 산다'식 일상이 영원히 이어질 수 없는 건 알지만


쉬어갈 틈은 주어졌으면 한다.


서로 딱히 할 얘기가 없어 멍하니 시선을 버려두고 손가락으로 테이블이나 두드리는 그런 틈.


최소한 그들에게서 잠이라도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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