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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3. 17:46

오늘 반려인간, 웅이2014. 4. 3. 17:46

늦잠을 자 허둥댄다.


복잡하게 이리저리 꼬인 잔챙이 업무들이 정신없이 흩어져 있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수많은 헛소리와 헛결정과 헛논의와 헛지랄들 속에서 정신마저 흩어진다.


일은 더 손에서 멀어진다.


중요하지 않은 급한 일 몇개 겨우겨우 처리하고 다시 멍해진다.


이사갈 곳에 청소기를 내려놓고 너저분한 빈 집을 여기저기 둘러본다.


창틀 배수구로 기어들어왔는지 죽은 무당벌레가 바닥에 한가득이다.


여길 이렇게 할까 저길 저렇게 할까, 담배 한대 피면서 친구와 잡담을 한다.


비가 투둑투둑 내리더니 먼지 냄새가 가득하다.


투둑투둑 비는 우두두두 비로 자라난다.


찬 바람이 불어 다시 겨울로 돌아간 듯 하다.


하늘은 우중충 하고 바닥은 질척 거린다.


(잠시) 아픈 친구가 맛있는 걸 먹고 싶어한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우두두두 한다.


게을러서 아직 정리하지 못한 버릴 것들이 머리를 어지럽혀 더 정신 사납게 한다.


이리저리 바쁠 것 같은 내일이 하루 먼저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피곤한 허리가 조금 쑤신다.


내일 보다 더 바쁠 것 같은 모레가 슬쩍 빈틈을 엿본다.


낌새를 느낀 마음이 더 조급해 한다.


오늘의 헛짓은 15분이 남았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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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