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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간, 웅이'에 해당되는 글 25

  1. 2014.04.04 이라도
  2. 2014.04.03 오늘
  3. 2012.12.31 2012년 마무리
  4. 2012.03.23 솔가 - 바람의 노래
  5. 2012.02.25 '재클린, 원주를 산책하다' 프로젝트 음반에 얽힌 일화 1
2014. 4. 4. 10:04

이라도 반려인간, 웅이2014. 4. 4. 10:04



잔뜩 찡그린 추웠던 어제가 포근한 오늘이 되었다.
하늘이라도 그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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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2014. 4. 3. 17:46

오늘 반려인간, 웅이2014. 4. 3. 17:46

늦잠을 자 허둥댄다.


복잡하게 이리저리 꼬인 잔챙이 업무들이 정신없이 흩어져 있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수많은 헛소리와 헛결정과 헛논의와 헛지랄들 속에서 정신마저 흩어진다.


일은 더 손에서 멀어진다.


중요하지 않은 급한 일 몇개 겨우겨우 처리하고 다시 멍해진다.


이사갈 곳에 청소기를 내려놓고 너저분한 빈 집을 여기저기 둘러본다.


창틀 배수구로 기어들어왔는지 죽은 무당벌레가 바닥에 한가득이다.


여길 이렇게 할까 저길 저렇게 할까, 담배 한대 피면서 친구와 잡담을 한다.


비가 투둑투둑 내리더니 먼지 냄새가 가득하다.


투둑투둑 비는 우두두두 비로 자라난다.


찬 바람이 불어 다시 겨울로 돌아간 듯 하다.


하늘은 우중충 하고 바닥은 질척 거린다.


(잠시) 아픈 친구가 맛있는 걸 먹고 싶어한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우두두두 한다.


게을러서 아직 정리하지 못한 버릴 것들이 머리를 어지럽혀 더 정신 사납게 한다.


이리저리 바쁠 것 같은 내일이 하루 먼저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피곤한 허리가 조금 쑤신다.


내일 보다 더 바쁠 것 같은 모레가 슬쩍 빈틈을 엿본다.


낌새를 느낀 마음이 더 조급해 한다.


오늘의 헛짓은 15분이 남았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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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2012. 12. 31. 22:46

2012년 마무리 반려인간, 웅이2012. 12. 31. 22:46

2012년이 이제 한시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네요. 개인적으로 올 한해는 참 많은 변화가 있던 해였습니다. 퇴사로 시작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삶들을 만나고, 변화하려 노력하면서 과거와 충돌하고 두려움, 희망, 즐거움, 괴로움이 동시에 몰려오는 순간들이 빼곡하게 이어진 해였습니다.


아직도 무어 하나 안정되지 않은체로 이리저리 헤매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전진한다고... 적어도 전진하려 한다고 생각하며 화잇힝~ 해봅니다.


2012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한해 동안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사진들 중 몇 장 골라봤습니다.

2013년 새해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모두들 행복하고 즐겁고 아름답길 기원합니다.



2012년 1월 29일 - 차 한대 없는 일요일 아침

Photo by muore



2012년 1월 31일 - 다시 그림을 끄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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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일 - 몽이랑 양이는 여전히 (지나치게) 건강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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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일 - 몽이는 여전히 이불에 둥지틀고 잘 빈둥거림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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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일 - 냥이는 여전히 왱알왱알 거림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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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4일 - 이러다 팔이 남아나지 않을까 걱정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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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5일 - 새롭다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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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2일 - 빈둥 빈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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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6일 - 베란다를 냥이들 놀이터로 완전 개방하였습니다. 여름엔 시원하고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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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9일 - 텃밭에서 자란 상추가 얼마나 싱싱하고 맛있는지를 알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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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3일 - 막 희망찬 미래가 보이는 것 같지 않슴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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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0일 - 곧 여름이라 미리 좌절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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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7일 - 여기저기 짧은 여행들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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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9일 - 몽양을 이뻐해주시는 트친이 방문하셨습니다. 이 날이 개인적으로는  문 밖으로 나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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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양이는 절대 손님접대를 하지 않는 차가운 시골 고양이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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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0일 - 지나치는 곳의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도록, 천천히 걷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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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4일 - 약 빨고 있는 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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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1일 - 여전히 걸어요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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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7일 - 무지개 밑을 파면 금덩이가 나온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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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1일 - 아주 멀리서 또 한분의 트친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역시 몽이는 친절했고 양이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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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5일 - 목적지 없는 여행, '령' 점령하기 놀이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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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9일 - 좋은 친구들 덕에 가까운 곳에 두고서도 모르고 살았던 보석 같은 곳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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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0일 - 이미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놓쳐버렸지만, 아예 사라지기 전에 눈에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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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5일 - 아직은 낯설고 긴장되고 했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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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3일 - 버려두었던 베이스도 다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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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5일 - 여전히 흔들흔들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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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7일 - '나눔'이란 어떤 것인지도 좀 알게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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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5일 - 허접하게나마 무언가를 고쳐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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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1일 - 커피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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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1일 - 몽이의 2012년 베스트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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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일 - 동네의 구석구석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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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일 - 처음으로 초코렛이라는 것도 만들어보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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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5일 - 양이의 2012년 베스트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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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1일 -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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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마지막 이야기는 조만간 따로 정리하도록 하지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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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2012. 3. 23. 13:17

솔가 - 바람의 노래 반려인간, 웅이2012. 3. 23. 13:17

'재클린, 원주를 산책하다'에서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곡 중에 하나가 '어여'라는 곡이예요. 독특한 곡의 분위기도 있지만, 특히 보컬의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었거든요. 구수하면서 힘차고, 한편으로는 슬픈듯한 목소리지요. 이런 목소리는 CD로만 들어도 짐작 가능해요. 쌩으로 들었을 때 쩌렁쩌렁 울릴 성량이 느껴지는 목소리지요.

'재클린, 원주를 산책하다'의 부클릿에는 노래하신 분의 이름이 '이윤신'으로 적혀있는데, 벅스에서 서비스하는 음원에는 '솔가'라고 표기되더군요. 곧 솔로 앨범이 발매된다고 하길래 처음에는 '이윤신'으로만 주구장창 검색했는데 나중에 '솔가'로 검색해보니 블로그가 뜨더군요. 

솔가(이윤신)의 블로그 

블로그를 뒤지니 이미 발매된 음반정보도 딸려 나오더군요. 현재 음반은 '향뮤직'에서만 구매 가능한 듯 해요. 벅스나 멜론 같은 음원 서비스에서도 아직 찾을 수 없네요. 저야 어차피 CD로 소장할 생각이었으니 당장 주문했지만, 조금 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향뮤직 - '솔가 - 바람의 노래' 페이지 

그렇게 주문한 '솔가 - 바람의 노래' CD가 도착했네요. 진즉에 도착했는데 게을러서 이제야 블로깅해요.

 
자켓 표지 사진에는 조금은 황량해 보이는 누렇게 색이 바랜 풀밭에 서 있는 맨발이 보이네요. 노래에서 묻어나는 자연인스러운 느낌이 사진에서도 느껴지네요. 아쉽게도 이번에도 케이스는 제가 선호하지 않는 종이 케이스네요. 하지만, 이번에도 내용물이 맘에 드니 케이스는 용서하기로 해요~ ㅋ. 향뮤직 사이트에 소개로 보면 음반의 제작사가 무려 '자체제작'이네요. '자체제작'이라는 이름의 음반사가 있지는 않을 듯 하니... 전체적인 음반의 소박함은 이해되고도 남네요. ㅎㅎ

 
케이스를 펼치면 소박한(?) 부클릿과 CD가 나옵니다. 부클릿에는 전체 곡의 가사가 담겨져 있는건 아니더군요. 가수의 목소리와 발음이 워낙 또박또박하니 가사를 귀로 읽는거야 어렵지 않으니 역시 상관 없겠지요.

 
음반의 전체 수록곡은 총 다섯곡으로, 일반적인 앨범이라기 보다는 EP에 가깝다고 봐야겠지요.


Track 01. 벌레 친구들

동요 같은 느낌의 곡이여요.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곡이지요. 처음에 나오는 아이들의 학예회풍 나레이션은 개인적으로 좀 간지러워서 제 취향은 아니지만 ㅎㅎ 곡 자체는 밝고 맑고 아주 청명해 죽을 것 같아요. 나름 중독성도 있어서 샤워하면서 '스파이더맨~ 오~ 스파이더맨~ 내 친구 거미!!'라고 흥얼거리는 저를 발견했었지요.

Track 02. 열두 고개 넘어

마치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듯이 흐르는 곡이네요. 가사가 재밌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솔가'는 원래 배우활동을 하던 사람이래요. 그래서 그런지 노래가 마치 모놀로그 형식의 연극을 듣는 듯한 느낌이네요.

Track 03. 평화의 바람

잔잔한 노랫말과 목소리가 마치 자장가 같이 포근해요. 폭력적인 해군기지 건설로 시달리고 있는 강정, 파괴되어 가는 작은 마을을 보며 슬피 울며, 평화가 오길 기원하는 노래인 듯 해요. 실제 '솔가'가 제주 강정 마을에 머물 당시 만든 노래라고 알고 있어요.

Track 04. 어여

'재클린, 원주를 산책하다'라는 앨범을 통해 이미 접했던 곡이지요. 여전히 반가운 곡이죠. 전체 노래 중 가장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는 곡이기도 해요.

Track 05. 어여#2

이전 트랙의 '어여'를 새롭게 해석한 곡이네요. 원곡의 경쾌함과 반대로 우는 듯한 민요 분위기로 재해석 되어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랫만에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여성 보컬을 만난 것 같아서 굉장히 반가운 마음이예요. 많지 않은 트랙에서 밝은 목소리와 구슬픈 목소리, 차분한 목소리 등 다양한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었지요. '솔가' 이분, 노래를 마음으로 부르는 사람임에 틀림없어요. 참 좋은 노래,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들어 보세욧!!

 
멀리 시내까지 나가서 공수해온 계란빵과 커피 한잔 하면서 음반을 계속 반복해서 들었는데... 계란빵이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었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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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다 쓰고 나니 글도 못 쓰는게 횡설수설 길게도 써놨네요. -_-;;;; 잼없으니까 읽지마세요 (써놓고 막말!)
그래도 저에게는 상당히 신선하고 골 때리는 일화여서 꼭 기록하리라 마음 먹었었고, 기록하게 되었네요. 아직도 전 생각 할 때마다 웃겨서 죽을 것 같은데...우헤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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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산책 중인 재클린을 만났다

트위터에서 빈둥거리던 2월 13일 늦은 밤. 느려진 타임라인이 심심해서 여기저기 트친님들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다가, 한 트친님의 블로그에서 '재클린, 원주를 산책하다'라는 제목의 음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원주에서 빈둥거린지 15년이 지났지만 문화적으로 답답한 깡촌이라는 편견을 버리지 못했던 나에게는 제목 자체가 신기한 음반이었다.

'누군가 원주 놀러왔다가 삘이라도 받은건가?'

호기심이 발동해서 제목으로 구글링. 별 정보는 없다. 강원도 일부 지역신문에 똑같은 기사만 몇 개 검색 될 뿐. 기사의 내용은 요약할 것도 없이 다음과 같이 짧았다.

이 음반은 원주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제작된 앨범이며 원주 출신 기타리스트인 '재클린 라미레즈'가 같은 원주 출신뮤지션들을 모아 공동으로 작업한 10곡의 창작곡과 1곡의 리메이크를 포함, 총 11곡의 음악이 실린 앨범이다. 곧 음원 서비스가 시작되며 제작된 소량의 CD는 원주 문화재단이나 원주 미디어센터를 통해 무료배포중이다.

한 '외국인'이 원주 놀러왔다가...도 아니고 태어났단다. 처음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재클린'이라는 이 '외국인'이 어쩌다 이 깡촌에서 나고 자랐는지, 그리고 어쩌다가 그 깡촌을 주제로 음반을 제작하게 되었는지, 그의 (혹은 그녀의) 사연이 몹시 궁금해진다. '재클린'이라는 미스테리한 인물에 대한 얘기는 조금 아래에 다시 골 때리는 일화와 함께 소개하기로 하고...

음원 서비스가 될 예정이라니 음반에 담겨진 음악들에 대한 궁금증이야 음원 서비스를 통해 해소하면 될 일. 하지만, 아직도 음반은 CD나 LP 같은 물리적 매체로 소장해야 한다는 내 습성 때문에, 이런 신기하고 의미 있는 것들은 특히나, 무료 배포중이라는 CD를 찾아보기로 한다.

원주 문화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본다. 음반에 대한 얘기는 단 한줄도 없다. 원주 미디어 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본다. 역시나 마찬가지다. 여기서 다시 한번, 두 단체를 규탄하고 넘어간다. 규탄!!

아마도, CD가 다 떨어져서 더이상 배포하지 않나보다...라고 생각하면서 CD 소장의 기회가 없음에 대한 한탄을 트윗팅했다.

"'재클린 원주를 산책하다' 음반을 CD로 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난건가...털썩..."
"듣는거야 음원 구매해서 들어도 되지만... 그런건 CD로 소장해야되는데...엉엉ㅠㅠ"

잠시후, 처음 정보를 얻은 블로그의 주인이신 트친님이 내 눈물의 트윗에 감동(?)하셔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시는 것이 아닌가! 친구들에게 물어 구할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신다고 하셔서 고마움에 몸둘바를 모르고 이리 빈둥 저리 빈둥 하다가....(응?)... '재단 쪽에 상당한 수량의 CD를 보냈으니 먼저 전화로 한번 문의 해보는게 어떨지'라는 멘션을 받았다. 그러타.... 홈페이지만 뒤져보고 전화 할 생각은 안해봤다.. -_-;;;; 그런 단체들의 홈페이지에 그런 정보 없는게 한 두번이었나... 게으른 녀석...ㅠㅠ

다음날 날이 밝고 잠에서 깨자마자 (한 오후 두시쯤?) 문화재단에 전화를 하니.... 'CD 열라 많아염'... 이러고 있다... 이거뜰을..칵... 일단 씻고, 밥먹고, 침 맞고, 원주시청으로 달렸다. 한쪽 구석에 있는 원주 문화재단 사무실에 들어가 한 쪽 상자속에 감춰져 있던 CD를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원주 문화재단을 규탄하고 넘어가자. 규탄!!! (물론, 음반 제작을 지원한건 잘했으니 머리도 쓰다듬어 주자)


보관하다 손상되면 맘이 아프니까 종이로된 CD 자켓을 선호하지는 않는데 디자인이 꽤 괜찮다. 원주 어디매에 저렇게 생긴 재클린의 집이 있단 말인가...
 


 왠지 김광석의 앨범이 생각나는 소박한 속지의 모습과 빼꼼~ CD.

이렇게 트친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CD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이 원주라는 동네를 음악으로 어떻게 담았는지 듣는 일과 '재클린'이라는 사람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일 만 남았을 뿐.


둘! '재클린 라미레즈'란 사람이..... 뭐?!!! @@

음반에 담긴 곡들은 장르가 심하게 다양하다. 블루스도 있고, 재즈도 있고, 통기타 발라드도 있고, 락도 있고...심지어 힙합도 있다. 내 취향이 아닌 곡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준도 기대이상이다. 특히, '어여'와 '신림(神林)', 'Friday Night Blues'는 상당히 좋은 곡들이다. 그냥 조용히 묻히기에는 아까운 곡 들이다.

음반을 반복 청취하면서 머리속으로 내 멋대로 상상을 해본다. '재클린 라미레즈'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

1. 음반에 대한 소개를 듣기 전, 내 최초의 추측: 재클린이라는 외국인이 원주 놀러왔다가 삘 받아 음반을 만들었다.

2. 그런데, 기사에서 소개하길 '재클린 라미레즈'는 원주에서 태어났단다.

3. 수정된 추측: 원주에는 미군 주둔지가 있다. '라미레즈'라는 성은 라틴계 미국인을 떠오르게 한다. 아마 주한 미군의 자녀가 어떤 이유로 한국에 눌러 앉기로 하고 원주에서 기타를 치며 성장하게 된다. (아주 소설을 써라...)

내 빈곤한 상상력 탓에 추측은 여기까지... 그리고 내 맘대로 기정사실화 해버린다...-_-;;;; 그리고는

"재클린 라미레즈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든 생각은... 10년 넘게 원주에서 지낸 나보다 외국인 원주를 더 사랑하는구나... 였는데, 알고보니 이 냥반 원주에서 태어났... 이름만 보고 당연히 외국인일거라 생각... 미앙해요 재클린"

따위의 트윗을 날리고 있었다.
 


음반을 들으면서 리뷰랄 것도 없이 그냥 단순한 감상을 트윗팅하며, '재클린'이라는 사람에 대해 인터넷 상에 정보가 너무 없음을 한탄하는 동안, 또 한번 트친님이 '재클린'의 다른 곡 'Fade Away'를 소개해주셨다. 이번에는 '재클린'의 목소리도 포함된 곡이다.

'어라? 한국말도 잘하네?' '당연하지. 한국에서 태어났잖아. 아무리 외국인이라도...' 라고 또 혼자 막 상상한다.


혼자 음반에 얽힌 스토리를 멋대로 만들어가던 중, 기억난 사람 하나. 대학 시절 음악 동아리의 선배 한명이 자신의 마지막 정기 공연을 앞두고 옆 동아리 기타리스트 한명을 초빙해서 같이 작업한 적이 있었다. 내가 대학교 2학년이던 96년이었다. 


동아리 선배야 원래 뛰어난 사람임을 익히 알고 지냈었지만 문제는 그 기타리스트. 그 나이에 그 정도 실력을 가진 사람을 처음 봤다. 스티비 레이 본의 블루스 곡을 기가막히게 연주하고, 노래하는 목소리도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 취미 삼아 동아리 생활을 하며 '할 사람 없으니 니가 해봐라'라는 식으로 시작한 베이스를 띵띵 거리던 나는 이미 진짜 음악인이 된 사람을 처음으로 본거였다. 1년이 좀 안되는 기간 동안 잠깐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으로서 알았던 그 사람은 몇 년 후, 프로 뮤지션이 되었다는 소식을 얼핏 들었을 뿐 더이상의 교류는 없었고, 가끔 '그 기타 잘치던 냥반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나?'라며 떠올리기만 했었다.

그런데, 원주 출신 뮤지션들을 모아 만든 앨범이라면 그 사람이 없다는게 좀 아쉽다. 내가 아는바로는 원주에서 기타 제일 잘 치는 사람이 그 사람이니까... 그래서 생각난 이름을 트위터에서 한번 지나가듯 불러본다. "그나저나 OO이형, 그 냥반 뭐하시나"......

그리고 날아든 박장대소 멘션 하나. 그리고 이어진 멘션 또 하나..

"재클린이 바로..."

-_-;;;;;;;;;;;;;;;;;;;;;;;;;;;;;;;;;;;;;;;;;;;;;;;;;;;;;;;;;;;;;;;;;;;;;;;;;;;;;;;;;;;;;;;;;;

이건 마치.... 본인을 앞에 두고 그 사람의 안부를 묻는 그런 상황? 
출생의 비밀을 안 막장 드라마 주인공의 심정?...아...이건 아닌가?...

'그나저나'라고 툭 던진 사람이 '재클린'이라니... 내가 알던 사람이라니... 미군 자녀도 아니고, 남미계 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이니 한국말 잘하는 것도 당연하고.... 뭔가 잘못한건 없으면서도 상황이 너무 웃겨서 막 챙피하구 한심하구 웃기구. 한참을 웃다가 얼굴 붉히다가 울다가(응?)... 그 이후로 이어진 멘붕의 기록은 여기에 차마 남길 수 없을 정도....어쩌면 내 최초의 멘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_-;;;;

한참의 멘붕의 폭풍이 지나간 이후, 갑자기 억울한 심정이 덜컥!!

'아니 그 냥반은 왜 이름을 저렇게 써놔서 (떡하니 '라미레즈'라는 성까지) 사람을 민망하게 하나!!!'

그러다가 또 한참 혼자 낄낄 거리고 막 쥐구멍 뒤지구...ㅋㅋㅋㅋㅋㅋㅋㅋ

뻘쭘하고 민망하면서도 오지게 반가운 아주 복잡한 심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트친님을 통해 한다리 건너서 안부도 전하고 내 뻘짓도 알리고... 언제 한번 다시 보고 싶었던 사람인데, 이제 못봐! 안봐!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이 넓은 세상의 좁은 인연으로 골 때리는 하루를 보내고 나는 한달을 즐거울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


셋! 잡다한 다른 이야기/소식들

1. '재클린 라미레즈'의 원주 프로젝트 두 번째가 곧 시작된다는군요. 올 연말에 발표할 예정으로 작업을 진행한다는데 다시 한번 큰 기대를 해봅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홍보해버릴테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전체 3부작으로 구상 중이라는군요. 역시 요즘은 트릴로지가 대세!

2. '어여'를 만들고 부른 '이윤신'의 앨범이 곧 발매될 거라는 소식이 있더군요. '재클린 원주를 산책하다'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라 하는 곡이 바로 '어여'입니다. '이윤신'의 목소리에 반한 저로서는 그녀의 개인 앨범이 엄청 기대됩니다.

3. '재클린 원주를 산책하다' 음반은 여러 음원 서비스 사이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원주 사시는 분들이 아니어도 들어볼 가치가 충분한 곡들이 많으니 꼭 들어들 보셔요.

4. '오이시맨'이라는 영화의 OST로 사용된 재클린 라미레즈의 'Fade Away'라는 곡도 참 훌륭합니다. 꼭 들어들 보시길.

5. '재클린'의 두번째 원주 프로젝트도 '원주 문화재단'에서 지원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좀 확실히 홍보 해주길 바람. 이번에도 홍보 제대로 안하고 CD 처박아 둔다면 또 규탄할거임!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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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