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찡그린 추웠던 어제가 포근한 오늘이 되었다.
하늘이라도 그래서 다행이다
늦잠을 자 허둥댄다.
복잡하게 이리저리 꼬인 잔챙이 업무들이 정신없이 흩어져 있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수많은 헛소리와 헛결정과 헛논의와 헛지랄들 속에서 정신마저 흩어진다.
일은 더 손에서 멀어진다.
중요하지 않은 급한 일 몇개 겨우겨우 처리하고 다시 멍해진다.
이사갈 곳에 청소기를 내려놓고 너저분한 빈 집을 여기저기 둘러본다.
창틀 배수구로 기어들어왔는지 죽은 무당벌레가 바닥에 한가득이다.
여길 이렇게 할까 저길 저렇게 할까, 담배 한대 피면서 친구와 잡담을 한다.
비가 투둑투둑 내리더니 먼지 냄새가 가득하다.
투둑투둑 비는 우두두두 비로 자라난다.
찬 바람이 불어 다시 겨울로 돌아간 듯 하다.
하늘은 우중충 하고 바닥은 질척 거린다.
(잠시) 아픈 친구가 맛있는 걸 먹고 싶어한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우두두두 한다.
게을러서 아직 정리하지 못한 버릴 것들이 머리를 어지럽혀 더 정신 사납게 한다.
이리저리 바쁠 것 같은 내일이 하루 먼저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피곤한 허리가 조금 쑤신다.
내일 보다 더 바쁠 것 같은 모레가 슬쩍 빈틈을 엿본다.
낌새를 느낀 마음이 더 조급해 한다.
오늘의 헛짓은 15분이 남았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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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이 이제 한시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네요. 개인적으로 올 한해는 참 많은 변화가 있던 해였습니다. 퇴사로 시작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삶들을 만나고, 변화하려 노력하면서 과거와 충돌하고 두려움, 희망, 즐거움, 괴로움이 동시에 몰려오는 순간들이 빼곡하게 이어진 해였습니다.
아직도 무어 하나 안정되지 않은체로 이리저리 헤매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전진한다고... 적어도 전진하려 한다고 생각하며 화잇힝~ 해봅니다.
2012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한해 동안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사진들 중 몇 장 골라봤습니다.
2013년 새해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모두들 행복하고 즐겁고 아름답길 기원합니다.
2012년 1월 29일 - 차 한대 없는 일요일 아침
2012년 1월 31일 - 다시 그림을 끄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 2월 1일 - 몽이랑 양이는 여전히 (지나치게) 건강함미다
2012년 2월 1일 - 몽이는 여전히 이불에 둥지틀고 잘 빈둥거림미다
2012년 2월 2일 - 냥이는 여전히 왱알왱알 거림미다.
2012년 3월 4일 - 이러다 팔이 남아나지 않을까 걱정했...
2012년 3월 25일 - 새롭다 새롭다
2012년 4월 12일 - 빈둥 빈둥
2012년 4월 16일 - 베란다를 냥이들 놀이터로 완전 개방하였습니다. 여름엔 시원하고 좋잖아요.
2012년 5월 9일 - 텃밭에서 자란 상추가 얼마나 싱싱하고 맛있는지를 알게되었습니다.
2012년 5월 13일 - 막 희망찬 미래가 보이는 것 같지 않슴미까?
2012년 5월 20일 - 곧 여름이라 미리 좌절함미다
2012년 5월 27일 - 여기저기 짧은 여행들을 시작했습니다.
2012년 5월 29일 - 몽양을 이뻐해주시는 트친이 방문하셨습니다. 이 날이 개인적으로는 문 밖으로 나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양이는 절대 손님접대를 하지 않는 차가운 시골 고양이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지요;;;;
2012년 6월 10일 - 지나치는 곳의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도록, 천천히 걷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2012년 6월 24일 - 약 빨고 있는 양이;;;;;
2012년 7월 11일 - 여전히 걸어요 걸어
2012년 8월 17일 - 무지개 밑을 파면 금덩이가 나온다면서요?
2012년 8월 21일 - 아주 멀리서 또 한분의 트친께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역시 몽이는 친절했고 양이는.... =_=;;;
2012년 8월 25일 - 목적지 없는 여행, '령' 점령하기 놀이를 했습니다.
2012년 9월 19일 - 좋은 친구들 덕에 가까운 곳에 두고서도 모르고 살았던 보석 같은 곳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2년 9월 20일 - 이미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놓쳐버렸지만, 아예 사라지기 전에 눈에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2012년 10월 5일 - 아직은 낯설고 긴장되고 했던 때
2012년 10월 13일 - 버려두었던 베이스도 다시 들었습니다.
2012년 10월 15일 - 여전히 흔들흔들 불안불안
2012년 10월 17일 - '나눔'이란 어떤 것인지도 좀 알게되었구요.
2012년 11월 5일 - 허접하게나마 무언가를 고쳐보기도 했습니다.
2012년 11월 11일 - 커피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 11월 11일 - 몽이의 2012년 베스트 포토
2012년 12월 1일 - 동네의 구석구석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 3일 - 처음으로 초코렛이라는 것도 만들어보게 되었네요.
2012년 12월 5일 - 양이의 2012년 베스트 포토
2012년 12월 21일 -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마지막 이야기는 조만간 따로 정리하도록 하지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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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하다 손상되면 맘이 아프니까 종이로된 CD 자켓을 선호하지는 않는데 디자인이 꽤 괜찮다. 원주 어디매에 저렇게 생긴 재클린의 집이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