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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몽이를 데리고 집을 나섭니다. 역시나 몽이는 차만 타면 이동장안에서 지랄 부루스를 춥니다. 멀고도 먼 병원까지 괴성에 가까운 몽이의 울음소리에 혼이 빠져 나가는 듯...ㅡ,.ㅡ


모두의 답답함을 풀어주겠다는 열망 하나로 너무 빨리 달려왔더니 병원 문을 아직 안 열었네요. –_-; 의사샘 도착하자마자 몽이 실밥 부터 풉니다. 암만 봐도 우리 의사샘 꼬메는 기술은 좀 별루인듯...ㅋ


실밥을 풀고 잘 아물었다는 쌤의 말을 들으며 깔때기도 벗겨 주십사 했는데...아뿔싸~ 이틀이나 삼일 정도는 깔때기 고대로 씌워두란다. 아놔~ 아침에 병원에 델구 오면서 몽이한테는 깔때기도 풀어주꾸마~ 양이한테는 병원 갔다오면 철장에서 석방시켜주꾸마~ ........ 얘들한테 거짓말한 격이 되어버렸네요...ㅠㅠ


이렇게 우리 모두의 스트레스는 삼일 정도 더 지속될 예정입니다. 얘들아~ 미안하다~ 내일 아침에 눈뜨자마자 깔때기도 벗겨주고 철장에서도 꺼내주고, 니들에게 자유를 주마. 이번엔 진짜다!!




몽이는 수술을 받은 후부터 겁나게 치대기 시작했답니다. 물론, 노랑둥이 답게 애교도 부리고 와서 부비부비도 하고 했었지요. 무릎에도 올라와 앉기도 하고 말이죠. ......집에 오기 전까지는요.....-_-+


집에 와서 배 땃땃하게 뒹굴고 밥먹고 나서 부터는 애교 및 부비부비가 급격히 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교활한 녀석 같으니라구...


그런데 수술 받은 후 부터는 많이 달라 붙을려구 하네요. 혹시 이것도 깔때기 벗겨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쌩~하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옆에서 지긋이 쳐다보다가는 훌쩍 뛰어 올라옵니다.

불편할텐데...발 꼼지락 거려가면서 30분은 족히 저러고 있네요.


저번에는 침대 엎드려 있으니 저렇게 골짜기에 턱을 괴고...-_-;

참고로 저 너부대대한 떡판은 제 등짝입니다. –_-;

이거 사진 찍느라 힘들었어요...-_-


이번에는 제 등짝에 올라와서 저러네요. –_-;

참고로 저 커다란 검은 물체는 제 머리입니다. –_-;


그리고는 잠이 듭니다. –_-;

몽이 일어나서 지가 내려갈 때까지 꼼짝없이 엎드려 있었슴다. –_-;


양이는 철장 속의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일주일 수련을 하더니 초사이어묘가 되었습니다. @_@;;;

밥이랑 물이랑 갈아줄려고 철장 윗문을 열어 놓기라도 하면 이제는 뛰어오르고 매달리고 버둥버둥해서는

밖으로 나올 수준이 되었더군요. 힘도 세져서 줄에 묶어준 쥐 인형을 꼬리와 몸통으로 분리해놨더군요. ㄷㄷㄷ

몽이의 깔때기를 푸는 날이 와도 양이는 철장 속에 봉인해야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보너스 샷

마우스 콘트롤은 한손이면 충분!

몽이에게 여러 장난감을 사줘봤지만 사은품으로 받은 저 쥐인형 만큼

좋아하는 장난감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저렴하고 알뜰한 우리 몽이~


실밥 풀고 몸도 좀 풀렸는지 우다다~를 하길래 쥐인형을 던져줬더니...

저렇게 깔때기를 글러브 삼아 쥐인형을 받기도 하고...-_-ㅋㅋㅋㅋ


깔때기를 휘두르며 분노의 쥐잡기 놀이!!


훌쩍 커버린 우리 양이. 귀엽죠?


사료 대신 제 손을 우적우적 먹으며 자라고 있답니다. ㅠㅠ

양이가 다 자랄 때 쯤이면 제 한쪽 팔은 없겠지요...-_-;

 

:
Posted by Muore

두 마리의 아깽이들이 새 반려자를 만나 밍키와 쿠쿠라는 이름을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한 후 생각하지도 못한 이른 시점에 몽이의 두 번째 발정이 시작되었다. 출산을 경험한 후의 발정이라 그런지 이번에는 정도가 더 심각했다. 전에는 바닥에 뒹굴뒹굴 구르고 다리에 와서 감기듯이 비벼대는 것이 그저 애교를 떠는 정도로 밖에 안보였었다. 밤에 여기저기 방황하며 조금 큰 소리로 울어대는 것이 유일한 어려움이었다. 이번에는 같은 행동을 하지만 훨씬 더 불안해 보이고 아파 보이기까지 한다. 경련을 일으키듯 부들부들 떨거나 움찔 거리며 팔다리를 오므린다. 그러다 내 옆구리 살도 좀 뜯어먹었다. –_-; 무엇보다 엄청난 괴성을 지르며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급기야 주민신고가 들어오고 밤에 잠을 설치기를 이틀째......덜컥 중성화 수술날짜를 잡아버렸다.


우리집에 들어온지 이제 겨우 네 달 남짓... 두 달은 임신과 출산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육아로 보낸 참 정신 없는 넉달이었다.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로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몽이를 생각해서 가급적 시간을 두고 수술을 시킬 생각이었다. 이제 수술까지 시켜버렸으니 또 하나의 스트레스를 더한 꼴이 되버렸다. 어쩌겠니...같이 살려면 그 길 밖에 없단다...ㅠㅠ


비용이 좀 들어도 주사대신 호흡마취를 시키고 전날 병원에서 재우고 수술을 시켰다. 19일 점심때 쯤 수술을 마친 몽이를 그날 저녁 데리러 갔다. 기운없이 축 늘어진 몽이를 안고 집으로....그 와중에도 차 타는 건 싫다고 오는내내 케이지에서 지랄발광...수술 부위가 잘못되면 어쩌나 조마조마하며 집으로 데려오니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늘어져버린다.


집사야...나 배 아프다. 이 깔때기는 또 뭐냐...


문제는 어떻게 막내 양이와 격리를 시키느냐...녀석은 분명히 보자마자 젖을 물려고 덤빌테고 그리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안방에 몽이를 가두고 양이는 거실에 가뒀다. 몽이는 며칠 기운이 없을테고 양이는 나한테 와서 비비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겠지. 그저 내가 좀 조심하고 왔다갔다 하면서 챙겨주면 되겠지... 역시 예상은 그저 예상일 뿐...-_-;


담날 아침...이건 뭐 기운은 좀 모자라도 성질만큼은 되 찾은 듯 안방 문 앞에서 몽이가 울어대기 시작한다. 같이 놀고 먹고 자던 형제 자매들이 없어진 탓일까...양이가 나한테 친한척을 하기 시작한다. 혼자두면 울어댄다...-_-; 한마디로 양이한테 와있으면 몽이가 울어대고 몽이한테 와있으면 양이가 울어댄다...아놔...-_-; 급기야 서로의 울음소리를 들은 이 모녀들은 안방문을 씹어먹어서라도 상봉하고 말겠다는 각오를 한 것인지 아주 문을 뚫을 기세...-_-; 다음날 부랴부랴 케이지를 사와서 양이를 구속수감 시켰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계신 ‘막내 양’ 선생님...-_-;


몽이 울음소리 듣고 엄마 보겠다며 지랄발광을 하던 양이는 정작 엄마를 만나게 해주자 급 하악질을 퍼부었다. 엄만줄 알고 들어갔더니 웬 깔때기에 기저귀 비슷한걸 찬 아줌마가 있는거라...한 10분 정도는 못 알아처먹고 하악질을...-_-; 엄마를 미처 알아보기도 전에 차가운 철장속으로 구속 수감...-_-;


양이는 왜 날 이 좁은 곳에 가뒀냐며 울어대고 몽이는 얘를 왜 여기다 가뒀냐며 울어댄다. –_-; 철장이 별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일단 안방문은 안전하게 되었지 않는가...-_-;


조막만한 양이라면 좁은 철장이라도 괜찮겠지 싶어 몽이대신 양이를 가두었다. 여기서 또다른 판단착오...양이는 이제 막 우다다~를 시전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한참 펄쩍펄쩍 뛰고 우다다~할 시기에 좁은데 짱박힐려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나만 보면 울고 물이랑 사료 좀 갈아주고 똥오줌 치워줄라치면 내 양팔에 매달려 스크래치를 작렬시킨다. 아놔...보험도 안된다 이 가시나야...-_-;


어이~ 간수~ 나 억울해. 나 좀 꺼내줘봐...


야! 변호사 불러!!


몽이는 깔때기를 껴서 그루밍도 못하고 귀탈탈~도 못하니 근지러 죽을려는 듯...나만 보면 와서 앵기고, 앵겼는데 안 긁어주면 손이나 다리를 깨문다...-_-; 배도 깨문다...-_-; (그나저나 배는 어떻게 그 작은 입으로 깨물 수 있는거지요? –_-;) 밥 먹을라치면 깔때기가 걸려서 바닥에 사료 쓸어버리기는 예사고 여기저기 돌아댕기기도 걸리적 거려서 환장할 노릇인 듯...대부분 그냥 누워서 한숨을 내쉬며 빈둥댄다.


깔때기를 푸는 그날...내 널을 씹어먹어주마!!


이렇게 앞으로 5일을 버텨야 한다. 수요일 아침이 밝으면 회사고 나발이고 내 병원부터 가서 실밥 풀러주고 깔때기 빼주꾸마...조금만 참아라 몽아. 양이도 엄마 실밥 푸는 날 석방 시켜줄테니 너무 서글퍼 말고 평소처럼 쥐인형 갖고 놀면서 조금만 참거라. 이 모든 것이 끝나면 몽이도 양이도 이 집을 다 차지하고 편하게 살게 해줄테니...조금만 참어라. 눈 치켜뜨고 째려보지 말고 이것들아...-_-;

 

어이~ 간수~ 오늘 신참들 들어온다며~

 

너 이시키!! 잡히기만 하면!!


오오~ 그래~ 거기거기~ 잘 긁어봐~ 캬캬캬~


지금 이 순간에도 저렇게 내 등 뒤를 노리고 있다....ㅡ,.ㅡ;;;;

:
Posted by Muore
'몽'이 출산을 하다!

2010년 8월 27일 금요일 '몽'이가 여섯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후배에게 뒷바라지를 부탁하고 다녀온 일주일간의 일본 출장에서 돌아와 집에 들어온 순간 첫 째는 이미 세상에 나와 있더군요. 부랴부랴 옷 벗어던지고 옆에 앉아 난생 처음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어미를 도와 태막을 제 손으로 찢고 불안해하는 어미를 달래며 온 방안과 제 팔에 피가 흥건하더군요.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었습니다. 때로는 억지로 비명을 삼키고 때로는 신기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두 시간이 지나고 모두 여섯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이 태어났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중 두 마리는 이미 무지개다리 넘어로 떠난 상태였습니다.

총 네마리의 아깽이들이 살아남았고 '몽'이의 젖을 먹으며 무럭무럭 커갔습니다. 다른 녀석들보다 눈에 띄게 작게 태어난 '막내'도 며칠간의 고비를 넘기고 스스로의 힘으로 젖을 물고 살아남아 지금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미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뒷바리지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만들어준 총 네개의 보금자리가 맘에 안들었는지 이리저리 새끼들을 옮기는 어미 뒤를 쫓아 다니고 아침이면 제 배위나 다리사이에 어미가 물고온 새끼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레 일어나야 했습니다. 눈도 못뜨고 작은소리로 깽알 거리는 녀석들...솔직히 참 못생겼더군요. ㅋㅋㅋ


태어난지 얼마되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어라~ 녀석들이 눈을 떴습니다. 야~ 신기하다~ 귀는 언제 떨어지려나? 하며 며칠 지나니 이미 다리에 힘을 주네요. 어쭈 걸어볼라고?하는 며칠 사이 녀석들 뛰어다닙니다. ㅡ,.ㅡ 어우~ 금방 크네? 하는 며칠 사이 이제 날아다닙니다. -_-; 방심하는 사이 침대가 점령 당합니다. 당황하는 사이 안방을 점령당합니다. 패닉 상태에 빠져있는 동안 온 집안이 점령 당합니다. 무엇으로도 녀석들의 진로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어제까지 못 넘어오던 박스를 다음날이면 우습게 넘어옵니다. 죽자사자 한 방으로 몰아넣으면 죽자사자 기어나옵니다.....

어느순간 포기하고 온 집을 녀석들의 수중에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ㅡ,.ㅡ

어느날 어미가 사료를 씹어먹는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가만 듣고보니 씹는 소리가 하나가 아닙니다. 네...새끼들이 어미 사료를 먹기 시작합니다. '아드득~ 아드득~' 소리가 5.1채널 서라운드로 들려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초보집사 부랴부랴 애기용 사료를 구입하여 급여를 시작하며 이제 슬슬 분양처를 알아봐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2시간 이상씩 근무하는 직업적 특성과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을 핑계로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사료를 먹기 시작한 시점에 분양을 하기로 결정해버렸습니다. 그리고, 10월 4일에 블로그에 아깽이들 사진을 첨부하여 포스팅을 하고 트위터를 통해 '무료분양' 트윗을 올렸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계속 반복해서 트윗을 올리고 하면서 분양처를 찾다보면 한두달이나 지나야 모두 분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시작한 분양이었습니다. 일명 흔하디 흔한 길고양이 새끼들은 분양이 잘 안된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입니다.

네...제가 트위터를 우습게 봤습니다. 죄송합니다. (_ _ )
오래걸리겠거니 하고 준비도 제대로 안하고 무작정 올린 트윗에 혼이 달아날 정도의 경험을 했습니다. ㅎㅎㅎ


트위터의 폭풍에 혼이 빠져나가다!

2010년 10월 4일, '진리의 노랑둥이 무료 분양합니다'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팔로워수가 500이 넘지 않는 저이기에 널리 알려지기 힘들것이라 생각되어 제가 팔로잉하고 있는 분들 중 팔로워수가 많으신 분들 세 분께 염치불구하고 RT를 부탁드렸습니다.

Barry Lee(@barry_lee)님과 조영설 선생님(@chosaboo), 그리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님(@hcroh)이 RT를 해주시고 몇 분 후 정말 엄청난 RT의 물결이 일기 시작합니다. (이자리를 빌어 RT 날려주신 세 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 드립니다.) 웬지 쏟아지는 RT를 보고 있자니 웬지 뭔가 감당 못할 큰 잘못을 저지른 것 마냥 도망가고 싶은 생각까지 들더군요. -_-; 두시간 동안 그 엄청난 RT 폭풍에 휘말려 몇 번이나 RT가 되었는지 확인도 못했습니다. 나중에 블로그 방문자수를 확인해보니 6시간 동안 무려 900명이 넘는 방문자가 다녀갔더군요. 다리에 힘이 풀립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겁이 덜컥 납니다. 삐질삐질 ㅡ,.ㅡ;;;;

폭풍 RT에 휩쓸려 이리저리 날라다니던 순간 몇몇 분이 분양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십니다. 멘션 주신 분들 중 선착순으로 분양 받으실 애기를 선택하도록 하고 약속 시간과 장소 등을 협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두 시간만에 세 마리의 분양이 모두 결정됩니다. 이럴수가... 한달에서 두달까지 열심히 발품 팔아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트위터를 통해 단 두시간만에 세 마리의 주인이 되고 싶으신 분들이 나타나신 겁니다.

두시간이 지난 후 부터는 RT도 조금씩 잠잠해지기 시작합니다. 이젠 분양 받으실 분들과 이것저것 결정하고 약속 잡는 일이 남았습니다.


10월 19일. 총 세마리 분양 완료!!

두시간만에 막내를 제외한 총 세마리의 반려자되실 분들이 결정이 되었습니다만, 분양이란 직접 손에 전달해드릴때까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강아지든 고양이든 새 가족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에는 강아지에 비해 주변에서 반대할 확률이 높은 듯 하더군요.

이런저런 이유로 몇몇 분께서 부득이하게 분양 취소를 하게되십니다. 하지만, 걱정은 없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이미 번호표를 뽑아들고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음하하하~

때로는 분양이 취소되고 다른 분께 멘션을 드리고 다시 협의를 합니다. 반복되는 과정이 조금 피곤하기도 했습니다만, 분양 취소하셨던 분들 원망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쉬운일이 아닌걸 알고 있었고 다들 계획에 차질이 생기셨을 때 바로 저에게 알려주셨으니까요. (분양 받기로 해놓고 약속 잡자고 일주일동안 세 번 넘게 멘션 보냈는데 살포시 씹어주신 한분은 제외하구요. 빠드득~)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분양에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합니다. 우리 이쁜 아깽이들 부디 건강하고 밝게 잘 키워달라는 마음으로 이동가방을 하나씩 준비하고 4kg짜리 아기용 사료를 같이 나누어 담아드리기 위해 물통을 삽니다. 어미가 좋아해서 사놓은 쥐인형 12마리를 두마리씩 나눠서 이동가방에 담습니다.

그리고, 떠나보내기 전 모습을 남기기 위해 날이면 날마다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먼저 둘째를 보내고, 그 다음주에 첫 째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마지막으로 셋째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4일 부터 시작한 분양이 19일 세 번째 분양을 마지막으로 완료되었습니다. 16일만에, 그것도 좋은 분들께 무사히 분양되었습니다. 참 즐겁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참고로 첫째는 확실히 맨 처음 나온 녀석이 맞습니다. 막내가 실제로 맨 마지막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제일 작은 관계로 그냥 막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둘째와 셋째는 그냥 임의대로 붙혔습니다. -_-;


각자 새 식구를 만나 새 이름을 받아 새 삶을 시작하다!!
트위터를 통해 분양을 하고 나니 좋은점이 있습니다. 분양간 아깽이들의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 집에 들어간 첫 날 겁먹고 숨어 있는 모습이며, 새 집을 이리저리 탐사를 시작하며 적응을 하는 모습, 새 반려자에게 애교를 부리거나 장난을 거는 모습, 화장실을 가리기 시작하며 칭찬을 받는 모습 등등. 멀리 보냈지만 가까이 있는 듯 잘 살고 있는 모습을 트위터를 통해 볼 수 있다니 참...세상 좋아졌네요. ㅎㅎ

첫째를 데려가신 @largo80님이 '밍키'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largo80님이 트위터에 올려주신 사진들입니다.

 


'밍키' 이녀석은 어미인 '몽'을 쏙 빼닮은 녀석입니다. 자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서 찍으면 '몽'인지 '밍키'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입니다. 다른 녀석들과 달리 하루 정도 주인 속을 썩혔나 봅니다. 구석 깊숙히 숨어들어서 울기만 하고 밥도 안먹고 애를 태웠다더군요. 지금은 잘 적응해서 지나치게 잘(?) 놀고 있는 듯 합니다. -_-ㅋ


둘째를 데려가신 @overlaykim님께서는 '쿠쿠'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마찬가지로 @overlaykim님이 트위터에 올려주신 사진들입니다.



'쿠쿠'는 처음에는 가방에서 안나오더니 세시간만에 나와서 그날 저녁 집을 점령했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제 집에 있을 때도 침대를 가장 먼저 기어올라오고 저와 제일 처음 놀기 시작했던 아주 호기심 왕성하고 겁 없는 녀석이었는데 역시나 새 집에서도 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셋째를 데려가신 @cuppa9751님께서 '달래'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마찬가지로 @cuppa9751님이 트위터에 올려주신 사진들입니다.



둘째와 생김새도 비슷하고 성격도 비슷해서 금방 적응할거라 예상은 했지만 둘째 기록을 이녀석이 깰 줄은...ㅋㅋㅋ 새 집에 도착하자마자 점령 해버렸다네요. 왼쪽 아래 사진은 '사과'를 보고 하악질~하고 있는 거래요. ㅋㅋㅋㅋ


막내는 일단 제가 키우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걱정 안해도 될정도로 다른 녀석들 만큼 덩치도 커졌고 건강발랄하게 날라다니기는 하지만 웬지 조금 더 어미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말이지요. 현재로서는 몇 달 더 어미와 같이 키우다가 병원도 다녀오고 건강하다고 확신이 들면 다시 분양을 할 생각이지만....아무래도 정이 들어 제가 키우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분양 나간 녀석들 새 이름 보면서 즐거워 하고 있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막내는 정작 이름도 안지어주고...-_-; 못된 집사입니다. 때마침 막내의 열혈팬임을 자청하시는 @koreart님께서 '양'이라는 이름을 제안해 주셨고, 작명센스 -10점 정도인 저는 그냥 덥썩 물었습니다. -_-ㅋ '막내'라고 자주 부르다 보니 입에 붙어 '막내'는 호로 사용하기 하고 이름을 '양'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름하여 '막내 양' 선생님 되시겠습니다.



이로써 밍키-쿠쿠-달래-양 네 마리의 '몽'이 자식들이 대한민국 중부권역을 점령하게 되었습니다. 핫핫핫!!


마무리~

그외에 분양을 진행하며 좋은 트위터 친구들도 얻었습니다. 우리 막내 '양'이의 팬임을 자처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미숙아로 태어나 털 색깔도, 덩치도, 생김새도 다른 녀석들과 달라 어디가면 구박 받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제가 키우려 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했던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이제는 '양'이가 '몽'이 다음으로 세상에서 제일 이쁜 제 식구입니다. 이미 트위터계에서는 '미묘'라는 소리를 듣는 경지에 올라섰습니다. ㅎㅎ

솔직히 별 생각없이 트위터를 통해 분양 받으실 분들을 모아보자고 시작했습니다. 평소 트위터를 재밌게 사용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렇게 큰 도움이 될줄은 정말 예상 못했습니다. 분양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릴거라 생각했던 우리 밍키, 쿠쿠, 달래를 새 가족으로 받아주시고 보살펴주고 계신 @largo80님, @overlaykim님, @cuppa9751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RT해주시고 관심가져주신 수 많은 분들께도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개별적으로 감사의 멘션 드리고 싶은데 너무 많아 솔직히 엄두가 안나네요. ^^; 이 점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밍키!! 쿠쿠!! 달래!! 거기서 말 잘 듣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짧지만 함께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손과 다리에 니들이 수도 없이 낸 상처들도 초롱초롱 똘망똘망한 니들만 보면 하나도 안아펐....아주 쬐금 아펐다 솔직히...짜식덜아!! ㅋㅋ

이제 '몽'이와 '양'이만 집에 남아 홀가분하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합니다. 아침이면 제 몸을 밟고 뛰어다니고 제 얼굴을 때려가며 깨워주던 녀석들이 없어져서 잠이 조금 늘었습니다. ㅎㅎ 어제부터 초토화됐던 집의 복구를 시작했습니다. '몽'이의 중성화 수술도 했구요. '양'이는 같이 놀 형제자매들이 없어진 후 부터 저에게 찰싹 달라 붙어 놀자고 보채기 일쑤입니다. 한마리도 키우기 힘들거라는 생각에 고민했었는데 이제는 두 마리가 허전합니다. 잠시나마 북적거렸던 녀석들이 아른거립니다. 역시 홀가분함보다 허전함이 더 큽니다.



:
Posted by Muore
Revision History
2010/10/04 06:03PM - Entry No 2, 3 분양 결정
2010/10/05 10:30AM - Entry No 1 분양 결정
2010/10/18 09:00PM - Entry No 1이 좋은 분께 분양되어 '밍키'라는 이름을 하사 받았습니다. ㅎㅎ
                               Entry No 2가 좋은 분께 분양되어 '쿠쿠'라는 이름을 하사 받았습니다. ㅎㅎ
                               Entry No 3 분양 대기 중
                               Entry No 4 미숙아였던 관계로 분양을 조금 미루고 다시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2010/10/28 06:00PM - Entry No 4는 '양'이라는 이름으로 '몽'이, 그리고 저와 함께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참고: 분양 진행해보니 아무래도 분양 받으시려는 분에게 아깽이가 전달될 때까지는 분양이 확정되었다고 말하기 힘든 부분이 많네         요. 분양 받으시려는 분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하시게 될 경우 다시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5월 중순경 저희 회사 뒷뜰에 나타난 거의 다 큰 노랑둥이를 집으로 데려온건 6월 25일이었습니다. 지저분한 곳에서 지내다보니 이런저런 병에 걸려 고생하며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잘 살겠거니 했던 어느날, 진드기에 물렸는지 어디서 그냥 다친건지 여기저기 피를 흘리며 퉁퉁 부은 얼굴로 밥 먹으러온 녀석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치료하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집으로 입양한지 한달이 지나도록 무심히도 임신 사실을 몰랐었습니다. -_-; 접종하러 들린 병원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8월 27일 여섯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출산도중 두 마리는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현재 네마리가 건강하게 살아남아 제 집을 초토화 시키며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씩 사료도 먹기 시작하였으니 귀여운 노랑둥이 고양이 새끼를 가족처럼 사랑하며 키워주실 반려자를 찾습니다. 아래 사진들(죽일넘의 수전증을 가진 사진사의 기가막히도록 허접한 실력으로 엉망인 사진이지만...) 보시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분양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당연히 무료로 분양해드립니다. 사람만 좋으시다면 아깽이들 4개월령때까지 먹을 베이비용 사료도 양껏 퍼담아 드리겠습니다. 분양을 원하시는 분은 트위터로 멘션주시거나 이메일, 또는 블로그에 댓글로 메일 주소 등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핸폰 번호는 막 돌아댕길까봐 여기서 오픈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메일 등으로 연락주시면 핸폰번호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현재 서식하고 있는 지역은 강원도 원주입니다만 우리 귀여운 아깽이들 잘 보살펴 주실 분만 계시다면 어디라도 직접 달려가겠습니다. (도서 산간 지역은 협의요망 -_-;)





Entry No 1. (분양 결정 되었습니다. ^^;)
첫 째입니다. 출산때 제가 옆에서 받아서 압니다. -_-;
이놈이 제일 먼저 태어난 첫 째입니다. 첫 째답게(?) 덩치도 제일 크고 제일 튼튼하지만 쬐금 겁이 많은 편입니다. -_-;






Entry No 2. (분양 결정 되었습니다. ^^;)
호기심이 엄청 많은 놈입니다. 제일 먼저 침대를 혼자 힘으로 기어올라온 탐험가 기질도 가지고 있습니다.


Entry No 3. (분양 결정 되었습니다. ^^;)
가장 활발한 녀석입니다. 제일 열심히 뛰어댕기고 제일 열심히 레슬링합니다.
코 옆에 애교반점이 뽀인뜨!!


Entry No 4.
미숙아로 태어난 작은 녀석이라 다른 녀석들의 반 정도 겨우 되는 작은 녀석입니다. 태어난지 이틀이 넘도록 작디작은 놈이 젖도 못먹고 숨만 헐떡이고 있어서 죽을줄만 알았는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은 강한 녀석입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작고 아직 침대를 올라오지 못해서 모두 침대위로 놀러가 버리면 혼자 바닥에서 꾸벅꾸벅 조는 녀석이지만 바닥에서만큼은 누구못지 않게 장난끼 많은 녀석입니다. 많이 작고 털이 조금 부실한걸 제외하곤 아직까지 건강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시한번...사진이 저질인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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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집으로 오기 전까지, 회사에서의 생활

내가 집으로 모셔오기 전까지 몽이는 회사의 뒷뜰에서 근 한달 반 정도를 보냈다.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됐는지는 알 수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누군가 버리고 간 것이 아닌가 싶다.) 몽이도 그 공간이 어색했던지 한동안은 회사 뒷뜰 중에서도 극히 좁은 영역에서만 생활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야옹아~'하고 크게 부르면 어딘가에서 '냐아아옹~'하는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찾아가보면 창고 건물 구석에 우거진 잡목들 틈새에서 기어나와서 쪼르르 달려오곤 했다.

일주일정도 지난 후부터는 제법 활동반경을 넓히더니 우선 회사 뒷뜰을 접수하고 그 다음 한 블럭 넘어 빈 공터를 접수했다. 그리고 반대로 넘어와 사무실이 위치한 회사 앞뜰의 일부지역까지 몽이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응?)

암튼 그리 활동반경을 넓히면서도 부르면 저 멀리서도 '냐오옹~'하며 달려오는 귀여운 구석이 있는 녀석이다. 그럼 몽이의 회사 구석구석 탐색 및 점령의 역사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몽이의 공단 점령사

 
우선 창고 폐자재 영역 정복ㅋ

회사 뒷뜰 완전 정복ㅋㅋ
자재 운반로 정복ㅋㅋㅋ

회사 앞마당 멀티 정복ㅋㅋㅋㅋ

회사 연못 영역 정복

내 무릎 정복 @_@ 꺄아아~


마지막으로,
밀림의 공주, 몽이~ 와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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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

키우고 싶어!! 하지만 키울 수는 없어!!

어릴때는 집에서 개를 길렀었는데 그 수가 제일 많았던 때는 네마리나 키웠었다. 부모님이 사오신 잡종 한마리가 동네를 싸돌아댕기다가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새끼를 낳아 총 삼대에 걸쳐 한 개집안(?)이 같이 살았더랬다. 거기다 어디서 비 쫄딱 맞고 기어들어온 새끼 고양이 한마리는 개밥 좀 나눠 맥였더니 며칠만에 지집마냥 눌러 앉아 마당 한구속에서 천역던스럽게 그루밍을 해대며 오손도손 잘들 살았더랬다.

집에서 떨어져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도 개든 고양이든 항상 키우고 싶은 생각이 떠나질 않았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키울 수 없었고, 뭐라도 하나 업어오고 싶은 생각이 절절할 때면 티비동물농장이나 인터넷으로 다른이들의 개나 고양이가 재롱 떠는 걸 보며 마음을 달래곤 했었다. ㅠㅠ

왜 키울 수 없느냐...마당이 딸린 집도 없고 혼자 사는데다가 생활도 불규칙하고 내 미래가 불투명(?)해서...거기다 그닥 부지런한 편이 아니기 때문이 큰 이유중 하나... 하는일 특성상 집은 그저 잠만 자는 공간이다 보니 거기다 뭘 키운다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시간이 지나도 서로 서먹하기나 하지...나야 그렇다 쳐도 혼자 좁은 아파트에 갇혀 있을 개 혹은 고양이는 무슨 죄란 말인가.

너무 좋아하지만...그래서 더욱 미안하기 때문에 키울 수 없었다.


어느날 내 앞에 나타난 녀석

강원도 문막 변두리에 있는 공단. 내가 다니는 회사가 있는 곳이다. 욕심 많은 사장이 넓은 부지 두개를 사들여 한 부지에는 사무실과 공장을 짓고 한 부지는 가건물로 만든 창고만 덩그러니 놓아둔체 태초의 모습 그대로 버려두었다.

대충 쌓아둔 폐자재와 관리를 하지 않은 땅을 자연스레 차지하는 잡초들이 우거진 이 뒷뜰에 이 녀석이 나타났다.

꼬질꼬질 쬐깐한 노랑둥이

신기하게도 녀석은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았다. 아파트 주차장에 자동차의 땃땃한 후드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녀석들은 10m 이내로만 다가가도 후다닥 도망가곤 하는데, 녀석은 아니었다. 누가 부르든 사람이 부르면 부르는데로 어디에 있던 쪼르르 달려와 애교를 만땅 부리고는 했다. 가여워서 개사료도 훔쳐 맥이고 캔도 사다 맥이고 하니 며칠 후에는 아예 때되면 밥달라고 사무실 베란다 쪽으로 와서 울어제낀다.

가만 앉아 있으면 무릎에도 올라와 앉아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이리저리 걸어다니면 내 다리를 쫓아 장난치자고 덤벼든다. 누가 키우던 녀석을 여기다 버린 것일까? 사람을 좋아해도 너무 좋아한다. 일을 하다 스트레스 쌓이면 회사에서 키우는 진돗개들을 데리고 놀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이녀석이 나타난 후로는 뒷뜰에서 이녀석과 놀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애교가 많고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데리고 노는 재미도 일품이지만 또한 걱정도 많아진다. 세상엔 고양이에게 적대적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밤이되어 퇴근할 시간이 되면 먹을 걸 싸들고 뒷뜰에 올라 '나비야~'하고 부르면 저 멀리서 '냐아아아옹~'하며 우다다 달려온다. 개도 이렇게 부른다고 달려오지는 않을텐데, 볼수록 신기한 녀석이다. 혼자 밤을 보내야 되기에 이것저것 맥이고 물까지 떠다 맥이고서도 한참을 같이 놀다가 겨우겨우 발길을 옮겨 집으로 향한다. 내버려 두고 집으로가는 내 뒷통수에 대고 애절하게 울어제끼는 녀석덕에 발길을 돌려 다시 놀아주길 여러번 반복하고서야 겨우 집에 돌아오곤 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집에와서도 걱정때문에 잠도 잘 안왔다. 비 피할 곳이야 있지만...그래도 걱정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녀석이 나타난지 이 주정도 후에는 홀로 지내던 녀석을 회사에서 친한 후배녀석이 업무시간이나마 거둬주었다. 1층에 있는 녀석의 사무실에는 사람 왕래도 별로 없고 뒷뜰로 이어지는 문도 있어 야옹이가 들락거리기 좋은 장소였다. 안쓰는 의자까지 하나 내주어 안심하고 늘어지게 자다 챙겨주는 밥 잘 먹고 잘 지냈다. 하지만 그것도 낮에만 가능한 일이었다. 역시 퇴근할 때는 내보내야 되기 때문에 밤에는 역시 혼자 밖에서 지내는 나날이 이어졌다.


초보집사와 불완전한 동거 시작

녀석이 나타난지도 벌써 두달 정도가 지났다. 그 사이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 요건 나중에 다른 포스트로 주절주절거려 볼 예정이다 - 나나 야옹이나 서로 힘들겠지만 그래도 밖에 혼자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괜찮을 듯 해서 결국 집으로 델구 들어와버렸다.

어렸을 때 집에 고양이가 한마리 있었지만...그게...아무래도 내가 키웠다기 보다는 부모님이 나랑 고양이를 같이 키우신 거였지. 난 그냥 고양이가 이쁘다고만 생각하는 암것도 모르는 초보 집사가 된 것이다.

암것도 모르는 초보 집사. '나'의 반려동물 '몽'이가 아니라 '몽'이의 반려인간인 '나'로서의 생활이 시작되...버렸다...

암것두 모르는 집사지만...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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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