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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19. 23:15

쿠쿠 더하기 몽이와 양이 더하기 쿠쿠2014. 5. 19. 23:15

쿠쿠가 온지도 20일이 다 되어간다.


지금 쿠쿠는 (나라는) 인간에 대한 적응도는 중상정도, 몽양에 대한 적응도는 중하 정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까이만 가도 으르렁 거리며 하악질을 날리고 앞 발을 휘두르던 녀석이 이제는 집으로 돌아오면 발라당으로 반겨주기도 하고 다리에 몸을 이리저리 비비며 애옹거린다. 몸에 손 대는 것도 조금은 허락했다. 쓰다듬으면 골골 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오래 쓰다듬으면 성질을 부리며 앞발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제는 발톱 세우는 정도가 많이 약해졌다.

이건 모두 밥의 위력이다. 하루에 세 번 나누어 주는 밥이 누구 손에 의해 준비되는지 똑똑한 녀석은 금방 알아차리고 밥줄을 쥐어 잡은 것이다. 언젠가 무릎위에 올라오거나 옆구리에 등을 기대고 잠드는 쿠쿠를 그려본다.


몽이는 역시 대범하다. 가까이가면 성질을 부리는 쿠쿠에게 끈임없이 장난을 건다. 뒤돌아 자리를 피하는 녀석의 등 뒤로 조용히 다가가 엉덩이를 때리곤 한다. 쿠쿠 입장에서야 놀라 자빠질 일이긴 하지만 몽이는 끈임없이 다가가고 건든다. 쿠쿠가 너무 화를 낸다 치면 배를 보이며 안심시키기도 한다. 둘이 적당한 거리에서 배를 보이고 서로 코를 맞대기도 했다. 물론 쿠쿠가 앞발을 휘두르고 도망가기는 했지만... 앞발을 휘두르는 쿠쿠 앞에서 조용히 기다리다 불쑥 고개를 내미는 몽이. 쿠쿠가 당황하는 모습이 귀엽다.


양이는 역시 쿠쿠를 아직 경계한다. 그래도 사람이 오면 숨어서 꼼짝도 안하는 양이가 쿠쿠를 보면 기를 쓰고 쫓아가고 화를 내고 등의 털을 세운다. 쿠쿠도 양이만 보면 하악질을 날리고 앞발을 휘두르고 도망을 간다. 양이는 꼴에 지 홈그라운드라고 텃세를 부린다. 시비를 걸고 가까이오면 쫓아내고 앞발로 때리고 하악질을 날린다.


책장 꼭대기에 올라가 몸을 숨기고 시간을 보내던 쿠쿠는 이제 책상 위에 잠자리를 잡았다. 책장에서 내려와 처음에는 옷장 밑에 놓아둔 이불 위에 자리를 잡는다 싶더니 종이 스크래처 방석을 책상위에 올려 놓으니 냉큼 자리를 잡고 잠도 자고 몽양도 관찰한다. 이틀 전 부터는 침실 문턱을 조금 넘어서 까지 들어오기도 한다. 이제 혼자 자는게 쓸쓸하기도 할테니 침대 위에 올라와 함께 자면 좋을텐데 이건 아직 몽양이 허락하지 않는다. 특히 양이는 쿠쿠가 문턱만 넘어도 노려보다가 쏜쌀같이 달려가 쫓아내 버린다.


친구가 말하길, 끝까지 친해지지 않는 녀석들도 있다고. 적당한 영역 합의를 통해 함께 살아가기는 하지만 몽이와 양이처럼 같이 기대고 서로 그루밍해주며 뒤엉켜 잠드는 일은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쿠쿠가 엄마 몽이와 자매 양이와 함께 세 겹으로 포개져 침대를 죄다 차지하고 잠들어 나는 어떻게 자라고... 투덜거릴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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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