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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억울하다 집사야'에 해당되는 글 1

  1. 2010.10.23 모두들 스트레스 받는 중 4

두 마리의 아깽이들이 새 반려자를 만나 밍키와 쿠쿠라는 이름을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한 후 생각하지도 못한 이른 시점에 몽이의 두 번째 발정이 시작되었다. 출산을 경험한 후의 발정이라 그런지 이번에는 정도가 더 심각했다. 전에는 바닥에 뒹굴뒹굴 구르고 다리에 와서 감기듯이 비벼대는 것이 그저 애교를 떠는 정도로 밖에 안보였었다. 밤에 여기저기 방황하며 조금 큰 소리로 울어대는 것이 유일한 어려움이었다. 이번에는 같은 행동을 하지만 훨씬 더 불안해 보이고 아파 보이기까지 한다. 경련을 일으키듯 부들부들 떨거나 움찔 거리며 팔다리를 오므린다. 그러다 내 옆구리 살도 좀 뜯어먹었다. –_-; 무엇보다 엄청난 괴성을 지르며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급기야 주민신고가 들어오고 밤에 잠을 설치기를 이틀째......덜컥 중성화 수술날짜를 잡아버렸다.


우리집에 들어온지 이제 겨우 네 달 남짓... 두 달은 임신과 출산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육아로 보낸 참 정신 없는 넉달이었다.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로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몽이를 생각해서 가급적 시간을 두고 수술을 시킬 생각이었다. 이제 수술까지 시켜버렸으니 또 하나의 스트레스를 더한 꼴이 되버렸다. 어쩌겠니...같이 살려면 그 길 밖에 없단다...ㅠㅠ


비용이 좀 들어도 주사대신 호흡마취를 시키고 전날 병원에서 재우고 수술을 시켰다. 19일 점심때 쯤 수술을 마친 몽이를 그날 저녁 데리러 갔다. 기운없이 축 늘어진 몽이를 안고 집으로....그 와중에도 차 타는 건 싫다고 오는내내 케이지에서 지랄발광...수술 부위가 잘못되면 어쩌나 조마조마하며 집으로 데려오니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늘어져버린다.


집사야...나 배 아프다. 이 깔때기는 또 뭐냐...


문제는 어떻게 막내 양이와 격리를 시키느냐...녀석은 분명히 보자마자 젖을 물려고 덤빌테고 그리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안방에 몽이를 가두고 양이는 거실에 가뒀다. 몽이는 며칠 기운이 없을테고 양이는 나한테 와서 비비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겠지. 그저 내가 좀 조심하고 왔다갔다 하면서 챙겨주면 되겠지... 역시 예상은 그저 예상일 뿐...-_-;


담날 아침...이건 뭐 기운은 좀 모자라도 성질만큼은 되 찾은 듯 안방 문 앞에서 몽이가 울어대기 시작한다. 같이 놀고 먹고 자던 형제 자매들이 없어진 탓일까...양이가 나한테 친한척을 하기 시작한다. 혼자두면 울어댄다...-_-; 한마디로 양이한테 와있으면 몽이가 울어대고 몽이한테 와있으면 양이가 울어댄다...아놔...-_-; 급기야 서로의 울음소리를 들은 이 모녀들은 안방문을 씹어먹어서라도 상봉하고 말겠다는 각오를 한 것인지 아주 문을 뚫을 기세...-_-; 다음날 부랴부랴 케이지를 사와서 양이를 구속수감 시켰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계신 ‘막내 양’ 선생님...-_-;


몽이 울음소리 듣고 엄마 보겠다며 지랄발광을 하던 양이는 정작 엄마를 만나게 해주자 급 하악질을 퍼부었다. 엄만줄 알고 들어갔더니 웬 깔때기에 기저귀 비슷한걸 찬 아줌마가 있는거라...한 10분 정도는 못 알아처먹고 하악질을...-_-; 엄마를 미처 알아보기도 전에 차가운 철장속으로 구속 수감...-_-;


양이는 왜 날 이 좁은 곳에 가뒀냐며 울어대고 몽이는 얘를 왜 여기다 가뒀냐며 울어댄다. –_-; 철장이 별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일단 안방문은 안전하게 되었지 않는가...-_-;


조막만한 양이라면 좁은 철장이라도 괜찮겠지 싶어 몽이대신 양이를 가두었다. 여기서 또다른 판단착오...양이는 이제 막 우다다~를 시전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한참 펄쩍펄쩍 뛰고 우다다~할 시기에 좁은데 짱박힐려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나만 보면 울고 물이랑 사료 좀 갈아주고 똥오줌 치워줄라치면 내 양팔에 매달려 스크래치를 작렬시킨다. 아놔...보험도 안된다 이 가시나야...-_-;


어이~ 간수~ 나 억울해. 나 좀 꺼내줘봐...


야! 변호사 불러!!


몽이는 깔때기를 껴서 그루밍도 못하고 귀탈탈~도 못하니 근지러 죽을려는 듯...나만 보면 와서 앵기고, 앵겼는데 안 긁어주면 손이나 다리를 깨문다...-_-; 배도 깨문다...-_-; (그나저나 배는 어떻게 그 작은 입으로 깨물 수 있는거지요? –_-;) 밥 먹을라치면 깔때기가 걸려서 바닥에 사료 쓸어버리기는 예사고 여기저기 돌아댕기기도 걸리적 거려서 환장할 노릇인 듯...대부분 그냥 누워서 한숨을 내쉬며 빈둥댄다.


깔때기를 푸는 그날...내 널을 씹어먹어주마!!


이렇게 앞으로 5일을 버텨야 한다. 수요일 아침이 밝으면 회사고 나발이고 내 병원부터 가서 실밥 풀러주고 깔때기 빼주꾸마...조금만 참아라 몽아. 양이도 엄마 실밥 푸는 날 석방 시켜줄테니 너무 서글퍼 말고 평소처럼 쥐인형 갖고 놀면서 조금만 참거라. 이 모든 것이 끝나면 몽이도 양이도 이 집을 다 차지하고 편하게 살게 해줄테니...조금만 참어라. 눈 치켜뜨고 째려보지 말고 이것들아...-_-;

 

어이~ 간수~ 오늘 신참들 들어온다며~

 

너 이시키!! 잡히기만 하면!!


오오~ 그래~ 거기거기~ 잘 긁어봐~ 캬캬캬~


지금 이 순간에도 저렇게 내 등 뒤를 노리고 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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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