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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증후군'에 해당되는 글 1

  1. 2011.02.16 설 맞이 몽,양 상경기 1
게을러터진 집사....이제야 올리는 몽이와 양이의 설 여행기.

오랫만에 맞이한 5일간의 긴 연휴. 애들을 데리고 부모님이 계시는 의왕으로 올라갔습니다. 화장실 한개, 5일 분량의 사료와 간식, 스크래쳐, 장난감 등등을 챙겨 차에 실어놓고, 캐리어 두 개에 몽이와 양이를 태우고 출발~

양이는 첫 외출(비록 자유로운 외출은 아니었지만...)이자 첫 드라이브였습니다. 긴장되고 무섭고 울렁거렸나봐요. 가는 도중에 구토를 해버렸네요. 캐리어 안에 응가까지...ㅡㅅㅡ;;; 중간도 못가고 첫 번째 휴계소에 차를 세우고 낑낑 거리며 청소를 했습니다.
멍청한 집사 같으니라고...양이 잘못이 아니예요. 출발하기 조금 전에 먹을걸 치웠어야 하는데 직전까지 사료도 먹고...사실...아무 생각 없이 간식도 조금 줬습니다. -_-; 짧은 거리라도 가끔 태우고 다니며 적응할 시간도 줬어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첫 드라이브가 장거리가 되버렸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반성함미다....(_ _ )

올라가는 동안 휴계소란 휴계소는 죄다 들리며 야금야금 상경하여 드뎌 부모님댁에 도착했습니다. 실어온 짐을 작은 누님의 도움을 받아 바리바리 올리고, 몽이와 양이가 처음으로 부모님댁에 입성했습니다.

허나 본격적인 고행기는 여기서부터...부모님댁에는 이 녀석이 있으니까요...

두둥~ ('하랑'이라고 해요)


어머니의 오른팔, 부모님댁에서 무려 서열 2위.

이 녀석과 어떻게 지내느냐가, 설 연휴 5일간이 즐거운 나들이가 될지 감금생활이 될지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우선, 장거리 여행과 낯선 장소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가라앉히도록 큰 누님의 방을 빼앗아 몽이와 양이 자리를 마련해주고 격리했습니다. 예상대로 몽이는 이리저리 탐험하느라, 몰려든 아직은 낯선 가족들 스캔하느라 분주합니다. 양이는....침대 밑에 들어가서 해 질때까지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_-;;;;


반나절이 지나서야 빼꼼히 기어나오시는 양 선생. 하여간...겁은 많아서...


반면...천하태평이신 몽 선생...-_-;

잠시 여독(?)을 푼 후, 좁은 방의 탐색을 마친 몽이와 '하랑'이의 만남을 주선하였습니다. 부상 당할 염려가 적은 하랑이를 작은 누님이 안고 방문을 열어 몽이와 만나도록 해 보았습니다.

몽이는 온 몸의 털을 세워가며 무한 하악질~을 시전합니다. 
하랑이는 네발달린 친구에게 호기심이 발동하여 나름의 호감을 표현합니다.

하악질~의 강도를 조금씩 누그러뜨리는 몽이. 코를 벌렁거리며 하랑이에게 조심스레 다가갑니다. 이리도 쉽게 친해질 수 있을까? 라는 가능성 낮은 기대감을 가지고 바라보던 가족들 앞에서... 사정없이 내질러진 몽이의 라이트 훅이 하랑이의 정수리를 강타합니다.

허공에 울려퍼진 경쾌한 '빡!' 소리와 눈물을 글썽이는 하랑이.... -_-; 다시 격리된 몽, 양, 그리고 그들의 집사...-_-;

어찌해야 무탈하게 공존할 수 있을지 모르는 무지함과, 부모님댁 서열 2위 하랑이에게 기스라도 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합해져서....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1. 몽이와 양이는 5일 내내 방에 지냈습니다.
    (하랑이가 외출을 했거나 누군가의 품에 안겨 있을 때만, 제한적인 가석방)
2. 5일 동안 몽이는 총 아홉 차례 하랑이를 구타했습니다.
    (맞기만 하던 하랑이도 마지막날에는 으르릉 거렸....-_-;;;)
    (몽이는 경계심을 풀도록 너무나 친근하고 평화로운 얼굴로 다가가 측면에서 
     대갈통을 후려치는 기술을 두어번 시전했습니다.)
3. 5일 동안 몽이는 총 두명의 인간에게 출혈을 동반한 부상을 입혔습니다.
4. 양이는 아무런 사고도 치지 않고 조용히 숨어 있었습니다. -_-;

결국, 몽이와 하랑이는 친해질 수 없었고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추석이나 설 때는 미리 공부 좀 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서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양이는 아무 탈 없이 드라이브를 즐기며 식빵 굽고 조는 경지에 까지 올라섰습니다. 몽이는 옆에서 난리 법썩을 떠는데도 말이지요.

두들겨 맞기만 한 하랑이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명합니다.
털 날리며 싹싹하게 굴지도 않는 녀석들을 환영해주신 모든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난민 수용소로 방을 내어주신 큰누님과 유혈사태의 희생양이 되셨던 작은누님께 감사와 사과를 동시에 드립니다. -_-;

사뭇다른 야경에 정신팔린 양이

창문틀을 가장 선호했던 양이
(물론, 방문이 열리면 잽싸게 침대 밑으로...)

양: 엄마, 올라와봐. 야경이 죽여~

몽: 어디가 죽여? 응?
양: 아놔..거기 말고 이쪽...

양: 죽이쥐?
몽: 뭐 그럭저럭...좀 삭막한것 같지 않냐?

제 집마냥 뛰어 놀다가도 밖에서 소리만 들리면 표정 돌변 ㅋㅋㅋ

조카 장난감을 살벌하게 가지고 노는 녀석들. 저 칼을 발로 쳐서 던지더라는...-_-;

어딜가나 침대를 선호하는 몽이

2초후, 양이는 몽이에게 헤드락을 당합니다.

밤이나 낮이나 창틀에 올라가 있는 양이

내려 올 생각을 안하는 양이

아예 그 위에서 주무시는 양이...창틀냥이냐?

너무나 태평한 우리 몽이 ㅋㅋ 적응력 하난 최고

둘이 막 뛰어 놀다가 갑자기 제자리에 쓰러져 저러고 자더라능...-_-;

며칠이 지나도 긴장을 풀지 않는 겁 많은 녀석.
조카나 다른 가족들과 친해지는데도 3일 정도 걸렸던 듯...-_-;

참고로 조카는 양이와 침대 밑에서 낮잠도 같이 잤음...-_-ㅋ


원주 복귀후....역시 개님 따위 없는 우리 집이 짱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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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