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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들 보모 구해요 -_-;'에 해당되는 글 1

  1. 2011.03.21 미친 출장기 1 - 미국 콜로라도 2

미친 출장 일정이 잡혔습니다. 3월 8일 출발해서 12일에 도착하는 미국 출장과 다시 14일에 출발해서 16일에 돌아오는 일본 출장이 연이어 터졌네요. 미국 출장은 처음입니다. 태어나서다 건너가 본 건 제주도가 처음이었고 회사 다니면서는 줄창 일본 교토 출장만 다녔습니다. 미국으로 가는 10시간의 비행도 걱정이고 두고 가야 되는 몽이와 양이도 걱정입니다. 몽이와친분(?)이 있는 회사 후배에게 부탁은 해 놓았지만 일주일 넘게 집에 둘만 남아 있을 녀석들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뭐...녀석들은 달리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 여행 떠난 집에 내 세상이다~하고 놀던 옛날 생각하면... -_-;

비행기 타기전 티켓팅하는데 이주전에 신청하고 승인 확인까지 했던 ESTA(비자 면제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네요. 인터넷 카페에 부랴부랴 달려가서 다시 확인하려는데 디도스 공격으로 ESTA홈페이지는 다운된 상태. 승인된 화면 출력해서 다시 티켓팅하러 가니 아무 문제 없다는 다른 직원...-_-; 알고보니 첫 번째 직원이 제대로 확인 안해서 헛고생 한거였습니다. 날라차기라도 날리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그냥 와버렸습니다. -_-;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비행시간 약 10시간. 싸게 간다고 United Airlines를 타는군요. 비지니스하러 가는 미국이지만 가난한 시골 회사원은 비지니스석 따위는 꿈도 못 꿉니다. 좁디 좁은 이코노미에 쳐박혀 가는 거지요. 이코노미석도 항공사마다 넓이가 조금씩 다릅니다. 아시아나는 공간이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인데 이노무 UA는 무릎이 앞좌석 등받이 닿는 정도가 아니라 끼네요.
잠은 안오고 아이폰의 배터리는 다 되가고...기내에서 틀어주는 영화가 꽤 최신작들이길래 볼까 했더니 제공되는 한국어 더빙은 대충해 놓은 느낌에, 영어로는 알아듣기 힘들어서....볼 맛이 안나더군요.
두 번 제공되는 식사는 갈 때 한번, 올 때 한번씩 절 빼놓고 제가 밥 받아 먹었습니다. UA 서비스 참 거시기 합니다. 이건 미국 국내선 가면 더 하지요. 그건 비행기라기 보다는 그냥 고속버스에 가깝습니다. -_-; 암튼, 10시간 중 한 세시간 꾸벅꾸벅 졸다가 나머지 시간은 아픈 엉덩이 부여잡고 버텼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 덴버행 국내선으로 갈아탑니다. 여기서 보안 검색을 한 번 더 합니다. 골 때립니다. 인천공항에서 들어갈 때 한번, 비행기 타기 전에 약식으로 다시 한번 (미국행만 이런다는군요), 국내선으로 갈아탈 때 또 한번...-_-; 세관신고 문제로 여기서 가방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한번 더 하는 거라더군요. 입국심사대에서는 어리버리까고 ('뭔 회의하러 왔냐?'는 질문에 '글쎄... 모르겠는데?' 따위의 답변을 날리고도 입국허가를 받은 남자되겠습니다. -_-;) 다시 보안 검색하고 쪼깐한 국내선으로 갈아탔는데 짐 넣을 칸은 없고...겨우 짐 꾸겨 넣고 코쟁이들 사이에 낑겨 앉아 바로 골아 떨어졌다가 눈 떠보니 덴버더군요.
미국 어디가나 비슷한지는 모르겠지만...동네 참 웃깁니다. 최종 목적지인 볼더까지 이동할 교통수단이 택시 아니면 렌트카입니다. -_-; 일본 갔을 때는 워낙 기차가 잘 되있어서 불편한거 모르겠던데 여기는 운전까지 해야 됩니다. 그나마 차선이 반대가 아니라 다행이지요. 물론, 제가 운전하는거 아닙니다. 나머지 분들이 다 알아서 하시니깐 전 그냥 따라다니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막내였는데 제일 편했지요. ㅋ
렌트카 회사로 가서 네비 달린 차를 빌리고 40분 가량 운전해서 볼더에 도착합니다. 아놔...진짜 미국 멉니다...다시는 오기 싫어지는군요. 앞으로 자주 와야되는데 큰일입니다. -_-;
 



볼더 매리엇 호텔. 말이 호텔이지 무슨 콘도 같이 생겼습니다. 뭐 방은 좋더군요. 근데 이동네 하나 더 웃긴게 있습니다. 스모킹 룸이 없습니다. 건물 6m 반경내에서는 담배를 피면 안되는게 법이더군요. 심지어 바에서도 담배를 필 수 없습니다. 출장 인원 네명. 전원 흡연가...호텔 로비에서 6m 정도 떨어진 흡연 구역에서 담배 피며 찍은 사진이 위의 사진입니다.
하나 궁금한게 자기 집에서도 피면 안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웃긴게 길에서는 막 돌아당기면서 담배 펴도 되는데 건물 안에서만 안된다는군요. 목적이 애매한 법 되겠습니다.ㅋ
 



시차 적응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저녁먹고 9시경 골아 떨어져서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방문할 회사로 차타고 이동합니다.



방문한 회사 직원이 이 지역에 대해 소개해줬는데, 원래 사막이었던 동네랍니다. 돌아댕기면서 본 풍경은 아직도 사막인 동네 같습니다. 굉장히 건조하고 굉장히 허허벌판입니다. 게다가 1.6km 정도 고지대입니다. 숨쉬기 어렵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쉬 피곤해지는 듯 하더군요.



첫 째날 회의를 마치고 열댓명의 사람들과 죄다 스테이크 하우스에 모였습니다. 방문한 회사사장 두명에 프로젝트 관련 인원 다수, 그리고 꼬질꼬질 출장인 4명...-_-;
여기가 볼더에서 가장 좋은 레스토랑인가봅니다. 저번에 왔을 때도 여기 왔었다네요. 총 이틀 동안 회의를 진행하는데 얘네 손님 대접이 허술합니다. 꼴랑 저녁 한끼 먹으면 끝이더군요. 공항 픽업은 꿈도 못꾸고 저녁 식사 한번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넘들 울 회사 오면 와 있는 내내 데려오고 데려다 주고, 밥 맥이고, 배웅하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하는데...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어야지요. 짜식들이....뭐 얘네 문화가 그런가보지요.



스테이크를 먹기 전에 애피타이저를 시키는데 3층 짜리 무슨 새장 같이 생긴 쟁반타워(?)가 나옵니다. 1층 오징어 튀김, 2층 버팔로 젖으로 만든 치즈를 버팔로 고기로 싼 튀김, 3층 양파 튀김...-_-; 얘들 살찌는 이유가 있다니까요...-_-; 양파튀김은 한 개가 거의 제 대가리 만해서 몇 개 집어 먹고 배 불렀습니다. 아직 애피타이저인데 말이지요. -_-; 이어서 본진인 스테이크가 나옵니다. 제일 작은 8온스...-_-; 24온스짜리도 있더군요. 8온스 짜리가 약 만이천원 정도...-_-; 이거 미국에서는 가난하면 고기 먹는건가요? -_-;
한국에서도 하던 가락이 있어 쨋든 고기까지 해치워 버렸더니 미국 애들 '부라보~'를 날려줍니다. 일본가나 미국가나 이노무으 '많이 먹는 캐릭터'...-_-; 칫...

제 옆에 앉았던 '폴'이라는 흔한 이름의 아자씨 (이 아자씨 독일계 미국인이라 성은 전혀 흔하지 않습니다. -_-;)는 와이프가 84년 LA 올림픽 수영 금메달 리스트더군요. 헐~ 88년 서울올림픽 때도 선수로서 참가했었답니다. 같이 간 이사님은 다음날 사진에 사인 받아 챙기고 만세를 불렀습니다. 아~ 챙피해 -_-; 



둘 째날 회의를 마치고 아자씨들 손에 이끌려 쇼핑몰에 갔습니다. 이 동네 또 웃긴게 무슨 허허벌판에 대형 마트들은 뭐 그리 많은지...월마트에 들려 아자씨들 비타민 사재기 하는데 멀찌감치 떨어져 아이튠즈 기프트카드 50$짜리 하나 챙겨 나왔습니다.



길을 걷다 발견한 셜록 홈즈 컨셉(?)의 펍. 들어가 보지는 않아서 분위기가 어떤지는 몰겠네요. ㅋ

마지막 밤도 어김없이 피곤에 쩔어 잠이 듭니다. 아침 비행기 시간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서 티비를 트니 CNN에서 전해주는 일본 대지진 속보...돌아가면 바로 일본 출장인데 상황 파악하느라 잠이 확 깨더군요.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렌트카 타고 덴버 공항으로, 덴버에서 다시 샌프란시스코로...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는 목적지가 일본인 사람들과 하와이인 사람들이 현재 상황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같이 일본 출장 가기로 되어 있는 이사님과 주말동안 상황을 파악하고 갈지말지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동에 소요된 시간만 거의 24시간 정도 되는 귀국길의 끝에, 오랫만이라 그런지 엄청 반겨주는 몽이와 양이가 있습니다. 몸은 죽겄는데 애들 간식 챙겨주고 화장실 치워주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쥐돌이 묶어서 놀아줍니다.



주말 지나면 또 출장 나가야 되니까요. 있을 때 놀아줘야 합니다.


몽이 데려오기 전에도 항상 걱정했던 부분인데...혼자 사는데다 아주 자주는 아니어도 정기적으로 해외 출장을 가야 되는 상황에, 마땅히 봐줄 만한 사람도 이제 없습니다. 제가 출장 나가면 항상 돌봐주던 후배가 이제 아예 미국으로 나가거든요.
애완동물 호텔 같은 곳에라도 맡겨야 되는지 모르겠네요. 돈은 들고 애들은 갑갑할 테고, 하지만, 안심하고 맡길 수만 있다면 집에 그냥 두는 것 보다는 좋을 텐데....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 주변에 고민을 이야기 했더니 답이라는게....'결혼을 해라'...입니다. -_-; 고양이 봐줄 사람이 필요해서 결혼을 해야 되는건가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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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ore